‘풍미향’ 손성욱 사장님을 만나다 - AMOREPACIFIC STORIES
#한강대로100
2026.06.12
0 LIKE
13 VIEW
  • 메일 공유
  • https://dev.stories.amorepacific.com/%ec%95%84%eb%aa%a8%eb%a0%88%ed%8d%bc%ec%8b%9c%ed%94%bd-%ed%92%8d%eb%af%b8%ed%96%a5-%ec%86%90%ec%84%b1%ec%9a%b1-%ec%82%ac%ec%9e%a5%eb%8b%98%ec%9d%84-%eb%a7%8c%eb%82%98%eb%8b%a4

‘풍미향’ 손성욱 사장님을 만나다

풍요로운 맛과 향기를 전하다

손성욱 사장님의 손에 싱싱한 생선이 들렸다. 솥에 커다란 문어 한 마리를 집어넣은 뒤였다. 한쪽에서는 수육이 익어가고, 손질된 전복과 멍게 옆에는 신선한 빛깔의 한우가 있다. 가장 좋은 고기와 해산물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곳. 한강대로에 자리한 풍미향이다.

푸르른 머루나무가 지붕 아래로 흘러내리는 멋들어진 외관을 자랑하는 풍미향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시공간이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다. ‘풍요로운 맛과 향기’라는 뜻을 담아 풍미향(豊味香)이라 이름 지었으나,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맛, 향기는 물론 풍경의 정취까지 밀려드는 이곳 풍미향이 전하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게 입구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 온 것 같아요.

작은 한옥을 개조한 공간인데, 지금 홀 자리가 원래 마당이었습니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홀 귀퉁이에 머루나무와 백일홍을 심었어요. 머루나무는 덩굴처럼 올라가는 가지도 멋스럽고, 포도송이와 비슷하지만 좀 작게 열리는 열매도 귀엽고 잎사귀도 예쁘죠. 홀 위에는 슬레이트 지붕을 얹어서 비 오는 날 타닥타닥 빗소리가 들리도록 했어요. 10년이 지난 지금은 무성해진 머루나무가 빗물을 다 머금어버려 빗소리가 잘 들리진 않지만 이 정취만으로 손님들이 좋아하시죠. 친구네 시골집에 놀러온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적중했어요. 정취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풍미향을 시작하신 건 언제였나요?

2011년에 처음 문을 열었으니 벌써 15년이 되었네요. 저는 원래 건축, 개발 사업을 했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니 거의 매일 저녁 고깃집에 갔어요. 사업상 미팅도 잦았지만 친구들과 술잔 앞에 두고 사는 이야기 나누면서 이 가게 저 가게, 안 가본 곳이 없었죠. 그렇게 손님으로 잘 다니다가 어느 날 내가 한번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던 일과 전혀 다른데 고기를 좋아하니 완전히 모르는 분야도 아니니까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을 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했어요.

 

 

자리를 한 번 옮기셨다고요?

네, 처음엔 이 건너편 파크 타워에 가게를 얻었어요. 이름은 그때도 풍미향이었고요. 체인 사업을 염두에 두고 문을 열었는데 잘 안됐어요. 절치부심 다시 알아보니 지금 있는 곳이 임대료가 좀 저렴하더라고요. 앞에 군부대가 있었고 개발 이야기가 한참 나올 때라 좀 쌌어요. 저는 오히려 좋더라고요. 지금은 공사 가림막이 뷰를 가리고 있는데, 그땐 부대 담 너머 오래된 나무들이 줄지어 선 풍경이 참 예뻤거든요. 서울에 이만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은 아니었지만 사업하면서 알게 된 인연들이 많이 찾아줬어요. 저도 친구에게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했고요.

 

 

오신 분들은 다 좋아하셨겠네요.

감사하게도 한 번 들르면 단골이 되어 주셨죠. 처음엔 친구네 마당에서 한 잔 하는 느낌이라고 좋아하시고, 요즘은 한결같은 모습이라 좋다 하시고요.

 

 

 

 

가게 이름이 풍요로운 맛과 향기, 풍미향인데 풍요로운 맛을 위해 가장 신경 쓰시는 건 무엇인가요?

원재료죠. 재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열 번, 백 번 말해도 모자랍니다. 원재료가 맛있어야 음식이 맛있어요. 저희 가게에서는 어떤 메뉴든 인위적으로 뭘 첨가해서 맛을 내기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고 해요. 오늘도 구리까지 가서 눈으로 직접 보고 좋은 고기를 사왔습니다.

 

 

가장 추천하는 메뉴는 뭔가요?

점심에는 불고기가 잘 나가는데 정말 맛있습니다. 자신있게 추천해요. 한강대로에 계신 직장인인데 아직 안 드셔 보셨다면 꼭 한 번 와보시길 바랍니다. 저녁 메뉴로는 ‘특선 세트 메뉴’를 추천합니다. 4인, 6인 세트로 코스 형식으로 나가는데요. 2+ 등급 한우 등심과 차돌박이 그리고 같은 등급의 육회와 육전, 동해안 피문어, 자연산 도미찜, 제철 생선회, 활전복, 자연산 멍게, 국내산 1등급 돼지 수육까지 코스로 차려지는 메뉴예요. 좋은 품질의 해산물과 육류를 두루두루 맛볼 수 있는 메뉴죠. 이 세트 메뉴를 준비하면서도 재료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요. 회도, 고기도 제가 다 눈으로 확인하고 들여옵니다.

 

 

 

 

고기에 해산물까지, 품이 많이 들 것 같은데 세트 메뉴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말씀드렸듯이 한 번 오신 분들이 대부분 단골이 되세요. 한 해 두 해 오는 분들도 아닌데 매번 고기만 드시는 게 좀 지루할 때가 있죠. 가끔 “손 사장, 뭐 다른 좋은 거 없습니까?” 하는 분들이 계셔서 그때마다 꽃게 같은 제철 해산물을 내놓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산물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잘 다니는 식당의 일식 전문가에게 수업료를 내고 따로 요리를 배웠어요. 그 뒤로 제철에 나는 자연산 해산물을 잘 접목해서 한 상에 내놓는 세트 메뉴를 출시하게 된 거죠.

 

 

앞에서도 말씀하셨지만 인근 직장인들에게 점심 불고기가 정말 인기라고 들었습니다.

네, 많이 좋아하세요. 그런데 얼마 전에 부득이하게 가격을 3천원 올렸어요. 한우 2+ 불고기 1만 2천원을 지켰는데 고깃값이 너무 올라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음식이라는 게 뭐든 신선해야 맛있는데, 가격이 높아지면 아무래도 회전이 덜 되고 그러다 보면 물건이 처질 가능성이 있잖아요. 그게 맛에 영향을 주고요. 그래서 정말 고민을 하고 웬만하면 유지하자고 버텼는데 결국 두 손 들었죠.

 

 

 

 

메뉴도 가격도 달라지고 한강대로의 모습도 그 사이 많이 변했는데, 사장님은 어떠세요?

처음에 이런 모습은 상상도 못했어요. 그때 고깃집을 낼 게 아니라 용산에 땅을 샀어야 하는데 싶습니다. (웃음) 어마어마하게 변했어요. 사실 지금 저희 가게 앞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었어요. 처음 문 열면서 나무 심고 인테리어를 하니까, 인근에서는 이상하게 보는 분들도 계셨죠. 오는 사람도 없는데 왜 가게를 내느냐면서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 골목이 어르신들 윷놀이 하고, 장기 두고, 동네 이웃끼리 문 앞에 앉아 소주 한 잔 하고 그런 곳이었거든요. 저는 그 풍경이 좋아서 여기에 터를 잡았고요. 그런 곳이었는데, 아모레퍼시픽 덕분에 조금씩 입소문이 났네요.

 

 

아모레퍼시픽과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었나요?

지금의 아모레퍼시픽 건물이 지어지기 전 한창 공사 중일 때 길 건너 빌딩에 이니스프리 교육장이 있었어요. 처음 문을 열고 보니까 그쪽에 젊은 분들이 왔다 갔다 해요. 그래서 따로 전단지를 만든 것도 아니고 그냥 메뉴판 몇 장 더 만들어서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좋은 고기로 맛있게 만들고 있는데 찾아주십사 하고요. 그때 이니스프리 분들이 와주셨고, 그 후 입소문이 조금씩 났어요. 이니스프리 교육장이 없어지고 난 후에는 그분들이 본사분들과 함께 와주셨어요. 회식도 하고, 점심 식사도 하고 가시고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게 있을까요?

전부 너무 깔끔하고 멋지게 차려입으셨다는 게 기억에 남아요. 화장품 관련 일을 하는 분들은 다르구나 싶었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옷차림에서부터 느껴졌달까요. 또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한 인기로 외국 관광객들도 이 동네를 많이 찾아줘서 저희도 덕을 좀 봤죠.

 

 

운영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코로나19죠. 인근 직장인들이 출근도 안 하고 회식도 없어졌으니까요. 가게가 잘 되면서 이촌동에 두 번째 풍미향을 크게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어요. 문을 열자마자 악재가 찾아온 거죠. 겨우 그걸 정리해 수습하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 외에는 재료 문제가 있어요. 저는 손님이 좀 적다는 이유로 신선하지 않은 물건을 상에 올리는 건 용납할 수가 없어요. 비싼 소고기를 먹는데 맛이 없으면 다시는 안 올 테니까요. 한우 원재료가 진짜 비싼데, 일정 기간 소진되지 않으면 바로 폐기합니다. 그 비싼 걸 버리면서 아깝고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죠. 잠깐 속상해도 그래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행히 같은 자리에서 10년 넘게 하다보니까 손님층이 넓어져서 이제 작은 바람에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폐기할 일도 점점 줄어들고 있고요.

 

 

 

 

버릴 용기가 필요하네요.

식당을 하는데 버릴 줄 아는 게 가장 중요해요. 모든 식재료가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불고기 먹고 내일 또 먹지 않죠. 한우는 더해요. 1년에 몇 번 안 먹잖아요. 그런데 다음에 불고기를 먹을 때 꼭 우리집으로 오는 것도 아니에요. 다른 불고기집에 갈 확률이 높죠. 그러면 그 분이 다시 우리집에 와서 불고기를 드시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려요. 한참 만에 왔는데 맛이 다르면 또 오지 않을 거예요. 손님이 다시 한 번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고, 그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잘 버려야 해요. 못 버리고 아깝다고 손님 상에 내면 그 손님은 영영 안 오는 거고, 가게는 문을 닫게 되겠죠.

 

 

맛을 유지하는 풍미향만의 노하우군요.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수 있죠. 그런데 말씀 드렸듯이 손님층이 넓어지면서 회전이 빨라져서 이제는 그렇게 많이 버리진 않습니다. (웃음) 거래처들과도 신뢰 관계가 형성돼서 저한테 좋은 물건을 주고요. 선순환으로 가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풍미향을 찾게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려움에 대해 이런 저런 말씀 드렸지만 보람될 때가 훨씬 많습니다. 손님들이 맛있다고 해줄 때 정말 보람을 느끼는데요. 너무 맛있어서 곧 또 오겠다고 하고 다시 와주시고, 다른 사람 소개까지 시켜주면 내가 제대로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광고나 이런 것보다 드시고 간 분들이 다른 분 모시고 오는 게 진짜 힘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신선한 재료로 풍성한 맛과 향이 있는 음식들을 선보이겠습니다. 풍미향 많이 찾아주세요. 점심도 좋고 저녁도 좋을 겁니다.

 

 

 

 

 

 

Information

풍미향

  • 주소: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14가길 18
  • 영업시간: 11:30–22:00 (16:00–17:00 브레이크 타임)
  • 메뉴: 풍미향 불고기 15,000원, 특선 세트 4인 기준 225,000원

 

 

아모레퍼시픽 구성원들이 매일 마주하며 영감을 얻는 한강대로의 소중한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열정과 집념, 묵묵한 진심으로 자리를 지켜온 사장님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영감이 됩니다.
한강대로 100 이웃의 이야기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해 보세요.

TOP

Follow us:

FB TW IG
Array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