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광식당 문성자, 손성춘 사장님을 만나다 - AMOREPACIFIC STORIES
#한강대로100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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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광식당 문성자, 손성춘 사장님을 만나다

먹으면 기운 나는 소박한 진수성찬

“나 원래 이런 거 안 하는데 우리 남편이 아모레니까 해줘야 한다고 덜컥 인터뷰 약속을 잡은 거예요. 할 말도 없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거 하는 건데 뭔 인터뷰를 해요.” 투박한 말투지만 정이 듬뿍 묻어나는 내용이다. 손님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음식에 정성을 쏟는 마음. 성광식당 문성자, 손성춘 사장님은 지난 20년 한강대로의 발전과 함께 해왔다. 큰 빌딩이 지어질 때면 인근 현장 인부들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줬고, 그 빌딩에서 일하는 회사원들의 저녁 회식자리도 책임졌다. 먹으면 기운 나는 제대로 된 그 따뜻한 밥상 앞에서 많은 사람이 다시 열심히 살 기운을 얻었다.

 

 

 

 

안녕하세요. 인사 부탁 드립니다.

손성춘 성광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손성춘입니다. 음식은 안사람이 다 하고 있어요. 인터뷰는 이제 안사람하고 하시면 됩니다.

문성자 문성자입니다. 뭘 이런 걸 한다고 해서, 해줄 말이 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봅시다.

 

 

아모레퍼시픽 임직원들이 꼭 소개되었으면 하는 식당이고, 역사도 오래 되신 걸로 아는데 하실 말이 없으시다니요. 천천히 여쭐게요. 성광식당을 시작하신 게 몇 년도인가요?

문성자 한 20년? 정확히 몇 년도인지 기억이 안 나네요. 25년 됐나, 30년은 아직 안 된 거 같고. 우리가 원래 용산 저 아래에서 생선 장사를 하다가 오류동으로 잠깐 이사 가서 그릇가게를 했는데 IMF가 터졌어요. 그때는 남대문도 장사가 안 될 때라 때려쳐야겠다 하는데 누가 용산 가서 식당해볼래? 하더라고요. 그래서 응, 알았어 하고 왔죠. 살던 곳이니까 뭐 따질 것도 없었어요. 식당은 처음이라 사람들이 나를 엄청나게 걱정했어요. 한 3개월이나 제대로 할려나 모르겠다고 그랬는데 지금까지 하고 있죠. 나는 그때 식당에서 서빙으로 일도 한 번 안 해보고, 식당도 안 해보고 아무튼 식당 일은 초짜였는데 덜컥 시작하게 됐어요.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지.

 

 

처음 도전하시는데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내셨어요?

문성자 그냥 먹던대로 하면 되는 건데 뭘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싶었지.

 

 

원래 손맛이 있으셨나봐요.

문성자 손맛 그런 것도 없고, 내가 잘 하는지도 몰라요. 그냥 밥 하고 반찬하고 음식 하는 일이 잘 맞았어요.

 

 

첫 오픈인데 식당 이름이나 메뉴는 어떻게 정하셨어요?

손성춘 우리가 인수할 때부터 성광식당이었어요. 원래 이 건물이 성광빌딩이에요. 인수한 그대로 아무것도 안 바꾸고 그 다음날부터 내 식대로 했어요. 처음엔 해물탕을 메인으로 했죠. 산낙지도 팔고. 근데 수족관에서 맨날 고기가 죽어서 안되겠더라고. 또 해물이 아주 불공평해. 어느 날은 5천원 하고 또 어느 날은 만 원하고. 가격을 딱 정해놓고 받으면 손해 볼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육고기를 추가했죠. 처음 할 때 한 입에 먹기 좋게 삼겹살을 잘라서 내놨는데 누가 삼겹살을 썰지 말고 길게 주라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나도 편하고 다들 좋아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옆에 닭집이 들어와서 닭요리도 추가하고 그러면서 메뉴가 해물 중심이 아니라 육고기 중심이 됐죠.

 

 

해물을 아예 없앤 건 아니시네요? 메뉴에 지금 해물과 고기류가 같이 있네요.

문성자 그래서 우리가 지금까지 버틴 거지. 바다에 이상이 있다고 하면 육고기를 하다가 또 조류독감이다 뭐 육고기에 병이 왔다 그러면 낚지볶음 같은 해물을 하고. 잘해서 지금까지 온 게 아니라 그때 그때 먹을 걸 내놔서 버틴 거죠. 내내 힘껏 열심히 하기만 했어요. 사실 손님이 좋아하는 걸 하다보니까 이것저것 다 하게 된 거예요. 먹고 싶다 하면 거절 못하고 해줬죠.

 

 

 

 

식당을 하기 전에는 용산에서 생선가게를 하셨었다고요. 원래 용산 분들이세요?

손성춘 우리가 전라도 신안 사람들인데, 거기에 집도 짓고 살다가 그래도 사람이 서울로 가야 하지 않는가 싶어서 다 올라왔어요. 처음 서울에 와서 집을 알아보려고 용산역 지나가다가 마침 아는 사람을 만났어요. 옛날에 여기 굴다리가 있었거든요. 우리 친구가 농심에 다녀서 그 친구 찾아간다고 굴다리를 지나는데 누가 아는 척을 하잖아요. 고향사람이었는데 여기 살더라고, 그래서 정착하게 됐죠. 그러다가 생선가게를 차린거고. 그게 내가 23살쯤이었으니까 40년은 더 된 이야기죠.

 

 

40년이 넘었으면 이미 용산 토박이시네요.

손성춘 중간에 오류동 잠깐 가서 그릇가게 했어도 토박이나 마찬가지죠. 동네 아줌마들 지금도 우리집에서 모임하고. 돌아오는 토요일에도 모임 있어요. 용산에 80살 넘은 사람들이 많은데 아직도 모임을 하거든요.

 

 

여기 변하는 거 다 보셨겠어요.

문성자 그럼요. 지금 이 골목도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어요. 여기 앞에 건물 들어서기 전에 창고식으로 된 건물도 있고, 지금처럼 된 지 몇 년 안됐어요. 이 골목이 원래 목재소 골목이에요. 그런데 지금 식당 골목이 됐죠. 이 앞에 보이는 큰 건물 지을 때 우리 집에서 밥도 먹고, 용산역 바뀔 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 다 여기 와서 식사했어요. 아모레 올라가는 것도 다 봤죠. 저기 우리 가게 밖에 왼쪽에 천막 쳐진 건물 보이죠? 처음에 저 집에 살았어요.

 

 

 

 

시대별로 손님들도 많이 달라졌겠네요.

손성춘 아모레나, 철도청 분들은 꾸준히 많이 오셨고. 그리고 전자상가 쪽 사람들이 무척 많이 왔었어요. 옛날엔 전자상가 엄청 잘 됐거든요. 그때는 젊은 애들이 회식을 일주일에 몇 번씩 했어요. 우리 집에서 대놓고 점심 먹던 전자상가 회사도 있었는데, 그 중에 밥을 한 번에 다섯 그릇을 먹는 총각을 봤어요. 밥을 공짜로 주니까 계속 먹더라고. 누룽지를 해서 누룽지 물밥을 줬는데 그것까지 다 마셔요. 아주 빼빼 말랐는데 그렇게 잘 먹더라고. 그때 거기 사장님이 우리 직원이 밥 많이 먹으니까 밥값 더 준다는데 안받았죠. 어떻게 밥값을 받아요. 어딘가 속이 허해 그런 걸텐데 잘 먹으니까 좋다 했지. 그 사장님은 아직도 우리집 식당에 와요.

 

 

아모레퍼시픽 직원들하고도 추억이 있으시죠?

문성자 있죠. 옛날부터 식사하러도 자주 오고 회식도 많이 했어요. 작년 연말에도 아모레에서 회식하러 오셔서는 누가 TV에 나갔다고 박수쳐 주고 하던데. 그때 옆에 용산역 사람들도 회식 중이었는데 같이 박수치고 그랬어요. 사실 내가 한 가지 좀 나쁜 점이 친절하게 뭘 묻고 그런 걸 못해. 어느 사무실에서 왔냐고 묻고 그래야 하는데, 영 안되더라고요. 아모레인가보다 하고 알아도 아는 척을 잘 못하고 그래요. 우리 식당에 잘 오는 동생이 있는데 어제도 와서 “언니 아모레 팀장이 언니네 잘 알대? 맨날 갔다던데?” 하는데 봐야 알지, 내가 듣기만 해서 어떻게 아냐 그랬어요.

 

 

아모레퍼시픽 건물 새로 짓고 그랬을 때는 어떠셨어요?

문성자 솔직히 말해도 돼요? 나는 남의 것을 잘 신경 안 써요. 옆집 가게에 사람이 안 나와도 잘 몰라. 대신에 이 동네에 새로 누가 들어온다고 해서 참견도 안 해요. 처음 문 열었을 때 딱 한 마디만 해줘요. “이왕 들어왔으니까 니 것 내 것 없이 열심히 합시다” 해요. 주변 잘 되면 배 아프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나도 좋은 일이거든요. 옆 집에 손님이 많아야 우리집도 북적이는 법이니까요. 얼마 전에 이웃 가게 주인이 그만 두고 나가면서 고맙다고 선물을 사왔더라고요.

 

 

식당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어요?

손성춘 욕심 없이 버티자는 생각으로 해서 큰 위기는 없었어요. 코로나 때는 동네가 다 어려웠죠. 장사가 덜 되니까 우리 다 힘들었는데, 나는 장사 안 되도 좋으니까 일단 코로나만 걸리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가게를 팔 것도 아니고 코로나만 안 걸려도 길이 있겠지 싶더라고요. 아프면 다 끝이잖아. 기도를 열심히 했는데 그래서인지 우리 식당 식구들 다 코로나 안 걸리고 지나갔어요. 근데 회식을 안 하니까 매출이 확 줄었죠. 뭐 사무실에도 잘 안 나오던 때니까. 매일 사던 재료를 덜 사고 하면서 버텼죠.

 

 

재료를 매일 사세요?

문성자 네. 새벽에 6시에 일어나서 시장을 보러 가요. 좋은 거 사려면 일찍 나서야 해요. 물건 주문해서 받으면 내 성에 차는 거 받기 힘들어요. 그래서 나는 물건 주문 절대 안 해요. 해산물, 농산물 따로 시장을 가죠. 제일 먼저 영등포 영일시장 가서 고춧가루, 참기름. 참기름도 꼭 그 집에서 직접 짠 걸 사요. 또 채소도 사고, 그 위에 여의도 쪽에 재래시장 있는데 거기에 큰 쌀 도매집이 있어요. 쌀도 가서 보고 제일 좋은 놈으로 사요. 그리고 노량진으로 가서 해산물을 사죠. 아침에 전화해서 좋은 거 빼달라고 해요. 예를 들어서 3만원짜리가 있고 3만 5천원짜리가 있으면 나는 무조건 3만 5천원짜리 가져와요. 채소도 똑같이 비싼 걸로 가져와요. 내 눈으로 확인 안 하면 못 견뎌서 매일 시장에 가죠.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시네요. 오픈은 11시죠?

문성자 손님 받는 건 그렇게 해도 시장 보고 8시면 가게에 나와서 준비를 하죠. 준비 하는 시간이 꽤 많이 걸려요. 일단 문 열면 물을 한 다라이 앉혀서 제일 먼저 수저를 삶고 행주를 삶아서 홀 준비를 하고 그 사이 나물 정리를 해서 나물을 삶아요. 그렇게 매일 그날 그날 반찬을 만들죠.

 

 

 

 

밑반찬 종류가 많던데 직접 다 만드시는 거에요?

문성자 김치 같은 것만 미리 담가놓는데, 김치도 지금까지 장사하면서 한 번도 사서 손님상에 낸 적이 없어요. 아니다, 딱 한 번 샀구나. 거짓말하면 안 되니까 바르게 얘기를 해야죠. 용산 역사 새로 지을 때 인부들 밥을 우리 집에서 해줬는데 김치찌개가 메뉴에 있었어요. 매일 그 많은 사람들에게 찌개를 내려니 김치가 감당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딱 한 번 사서 했는데, 다 남기고 안 먹더라고. 그래서 그냥 김치찌개를 메뉴에서 없애버렸어요. 지금은 그렇게 못하지만 처음 문 열었던 때는 고추며 마늘 다 갈아서 김치를 담갔어요. 지금은 양파, 사과 같은 거 제가 시장에서 골라서 그 집에서 갈아서 가지고 오죠. 입 맛이 다 다르니까 맛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집 반찬은 정성이 많이 들어가요. 양념도 아끼지 않고 넣고, 속재료도 신선한 걸 쓰죠.

 

 

특히 돼지주물럭이 엄청 유명하던데요?

문성자 유명한가요? 그냥 제 식대로 하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생고기에 양념을 해서 볶잖아요. 그럼 고기가 덜 익어요. 나는 그렇게 안하고 일단 고기를 다 구워요. 빨리 안 나온다고 뭐라고 하는 분도 있는데 그래도 다 구워요. 기름 안 치고 고기 기름으로 프라이팬에 눌어붙지 않게 잘 구운 다음에 양파를 넣어서 또 구워요. 그 다음에 양념을 하죠. 마늘, 미원 아주 조금, 설탕도 조금, 깨도 조금, 고추장 넣어서 볶아준 다음에 미나리하고 부추를 넣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들깻가루랑 참깨를 곱게 빻아서 위에 뿌려주죠. 보기고 좋고 먹는 사람들 건강하게 먹게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요. 이게 맞는지 틀린지 모르지만 내 머리에는 그것밖에 없으니까 그냥 그렇게만 해요.

 

 

미리 구워서 양념하는 걸 어디서 배우신 거예요?

문성자 안 배웠어요. 그냥 내가 이왕이면 다 익혀 먹는 게 좋겠다, 그러면 양념이 더 골고루 잘 배겠지. 들깨가루 참깨가루 같이 뿌리면 더 맛이 살겠다고 생각해서 한 거예요. 처음부터 양념해서 구워버리면 쉽고 편하겠지만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에요.

 

 

손님들은 돼지주물럭을 좋아하시는데 사장님이 추천하는 메뉴는 뭐예요?

문성자 가오리무침. 처음엔 밑반찬 서비스로 나갔는데 지금은 추가는 돈을 받아요. 워낙 재료값이 올라서요. 아, 낮에는 드릴 수가 없고 술 마시는 저녁 손님들 밑반찬으로 나가요. 또 밑반찬 중에 도라지는 내가 통도라지를 무쳐요. 어떤 손님들은 더덕인줄 알고 드시기도 해요. 더덕이냐고 물으면 또 거짓말은 못하니까, “아니요, 도라진데요” 하고 솔직히 말하죠. 하지만 더덕만큼 맛있어요.

 

 

재료 사는 것부터 밑반찬 다 만드시려면 쉬지도 못하겠어요.

문성자 나 아프면 문닫아야 해요. 일요일에 쉬고 명절에 쉬고 그거 말고는 못 쉬죠. 작년 4월 3일에 친구들 제주도를 간다길래 문 닫고 갔어요. 친구들이 너는 비싼 여행 왔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딸이 9박 10일 크루즈 여행 보내준다는데도 못 가고 있어요. 여기 상인회에서 금강산 갈 때도 난 못 갔어요. 회비에서 쓰는 건데 못 갔죠. 그냥 문 여는 거예요. 뭐 손님들 생각한다 그런 거창한 건 아니고 늘 열던 시간에 열어야 하니까 하는 거죠. 손님들 와서 회식하면서 우리 음식 앞에 놓고 즐거운 시간 보내는 모습 보면 좋고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한 마디 해주세요.

손성춘 리뷰인가, 거기 보면 사장이 불친절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저희는 그래요. 오늘 왔을 때 아이고 반갑다고 막 호들갑을 떨다가 또 실수를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저희는 오늘 처음 오나 열 번 오나 그냥 똑같은 사람이었으면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 주세요. 내가 원래 이런 거 잘 안 하는데, 아모레라니까 안 할 수가 있어야죠. 말주변도 없고 한데. 그래도 찾아와줘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찾아와 주세요.

 

 

 

 

Information

성광식당

  • 주소: 서울 용산구 새창로 213-17 성광빌딩 1층
  • 영업시간: 11:30 – 22:00
  • 메뉴: 된장찌개 8,000원, 돼지주물럭(제육볶음 2인) 20,000원

 

 

아모레퍼시픽 구성원들이 매일 마주하며 영감을 얻는 한강대로의 소중한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열정과 집념, 묵묵한 진심으로 자리를 지켜온 사장님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영감이 됩니다.
한강대로 100 이웃의 이야기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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