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직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기억에 남았던 대화로 오늘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우리고객이란 없다'라는 말인데요. 언뜻 들으면 좀 이상한 것 같지만, 틀리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우리고객'이란 개념은 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고객'만 있습니다. 고객을 있는 그대로 고객으로만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고객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과거에 머무르게 됩니다. 고객은 우리의 의지에 상관하지 않고 지금도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오직 '오늘의 고객' 과 '내일의 고객' 만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첫 번째로, 고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싶습니다. 고객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 하려면 세상의 변화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알아야 합니다. 고객의 습관에 어떤 것이 영향을 끼치는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떠한 열망을 가졌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의 필요가 단순히 반복되는 기본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Buying'이라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고객이 특별한 열망을 갖는 것이라면 'Shopping'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고객 경험과 선택의 폭이 매우 넓어졌습니다. 매장의 점원이나 구전, 광고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중요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인플루언서의 의견이 더욱 힘을 발휘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후기와 같이 연결된 수많은 정보가 사람들의 소비 선택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고객을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본입니다. 고객 만족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나가는 과정이 바로 브랜드입니다. 브랜드는 곧 회사와 고객과의 약속 을 나타냅니다. 브랜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성공의 경험에 모든 포커스를 맞춰야 합니다. 어떤 상품과 이미지를 활용해 어떻게 소통해야 그 일이 가능할지 시대에 맞는 고민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두 번째로는 채널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채널을 판매의 장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채널은 곧 '연결의 장'이자, 경험의 장 입니다. 채널을 단순히 판매의 장이라 여기는 순간 고객 만족은 멀어지고, 회사는 어려움에 봉착하게 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채널에서는 물건을 팔아야 하니 할인과 판촉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물론 적절한 가격 정책도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채널을 어떻게 연결의 장으로 활용하느냐 하는 접근입니다. 우리가 오랜 시간 이끌어온 방문판매를 살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방판을 가리켜 흔히들 채널이라 말하지만, 방판은 단순한 판매의 장이 아니라 연결과 신뢰의 플랫폼입니다. 처음 방문판매 제도를 도입하며 우리 회사의 물건을 팔아줄 사람들을 모집하던 때로 되돌아가 봅니다. 사람의 신용을 제도적으로 평가할 수 없던 시절, 그의 됨됨이를 보고 물건을 맡기며 석 달 안에 값을 치러줄 것을 믿고 시작한 것이 바로 방판입니다. 판매원과 고객 사이에도 신뢰를 기반으로 외상 거래가 이뤄졌습니다.단순한 판매가 아닌 신뢰의 연결이고, 사람의 연결이었습니다. 연결이 곧 채널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해 짚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또 다른 위기가 우리 앞에 놓여 있지만, 이 위기는 또 한 번의 기회 일 뿐입니다. 우리는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왔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DNA가 우리 안에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7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며 수없이 많은 풍상을 견뎌왔습니다. 변화의 강도가 매우 거센 이때, 예측할 수 없는 위기들이 닥쳐오겠지만, 우리는 이를 기회 삼아 디지털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전사적인 디지털 대전환 을 담대하게 실행해나가야 합니다.
디지털 마케팅 업그레이드를 위해 '데이터' 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모든 기본은 달리기입니다. 야구도 주루 플레이가 기본입니다. 달리기를 못하는 선수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마케팅의 기본은 데이터입니다. 남들을 따라다니지 말고, 데이터를 면밀히 볼 줄 아는 선수가 되어야 합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그동안 디지털 플랫폼과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연결해왔는지 데이터를 통해 바라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행사에 이러한 일을 전적으로 맡겨서는 안 됩니다. 이제 그러한 의존적 시대는 끝났습니다. 직접 데이터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새로운 것을 창출해야 합니다.
더불어 대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자연현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더욱 가속할 것입니다.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삼림 파괴, 플라스틱 이슈 등 사람들의 걱정과 다양한 고민에 대해 우리 회사도 답을 해야 합니다.

 네 번째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훌륭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준점' 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준이 명확해야 신뢰할 수 있습니다. 어떤 건 해도 되고, 어떤 건 해서는 안 되는지, 어떤 경우 칭찬하고 충고해야 하는지 판단함에 있어 필요한 것이 바로 기준점입니다. 우리 회사도 모든 조직과 구성원이 알아야 할 원칙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원칙의 절대 명제는 바로 고객 입니다.
고객을 위하고 돕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고객이 들일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것은 단지 영업과 마케팅만이 할 일이 아닙니다. 전사가 치러야 할 과제입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를 활성화하려고 해도 정확한 재고 파악과 공급, 최종 단계인 배송이 올바로 이뤄지지 않으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잘게 잘라서 면밀하게 살펴보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금껏 수많은 최초와 최고의 자리에 섰습니다. 변함없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려 했고, 작은 것도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이러한 도전을 가능하게 하려면 외부인도 중요하지만, 내부에서 어떤 기준을 세우고 일하는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내가 중요한 만큼 남도 중요하게 여기고, 대접받고 싶은 만큼 대접하는 '존중' 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좋은 것, 옳은 일임을 알고도 사일로에 갇혀 실행하지 못한다면 회사는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서로 도우며 '협력' 해야 합니다. 무엇이 올바른 존중이고 협력인지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사례를 찾아 여러분과 공유하는 기회를 늘리겠습니다.
나아가 '진정성' 과 '떳떳함' 도 있어야 합니다. 거만함과 자만심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진정성과 떳떳함이 있을 때 서로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고, 신뢰가 바로 서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고, 나한테 하는 것과 남에게 하는 것이 다르지 않아야 합니다.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일치해야 합니다. 이것들이 진정성을 이루는 요소가 됩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훌륭한 직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오늘 어려우면 내일 이루고, 내일 완성하는 게 어려우면 모레 만들어낼 것입니다. 반드시 올바른 기준을 세우고 움직인다면 출발이 조금 늦을지 몰라도 결국엔 가장 빨리 갈 수 있습니다.

 끝으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통해 배우고 성장 하는 여러분이 되길 바랍니다. 변화가 많은 지금의 시대에는 어제 배운 것이 오늘 쓰임새가 적고, 오늘 배웠으나 내일 쓸 일이 적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변화를 잘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도와 도전이 필요합니다. 평생학습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실패해도 좋으니 걱정하지 말고 새로운 도전을 실행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저도 더 노력하겠습니다.

 시도와 도전이 있어야만 여러분이 성장하고, 그래야만 회사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경쟁자는 바로 변화입니다. 우리는 변화와 경쟁합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의 성장을 열심히 응원합니다.
변화를 즐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