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록 직영몰 담당자의 하루는 어떻게 시작될까 - AMOREPACIFIC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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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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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설록 직영몰 담당자의 하루는 어떻게 시작될까

하나의 상품이 팔리기까지 | 1화 <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것의 의미>

박현진 오설록 e커머스영업팀

 

Editor's Note


숫자로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 하지만 실제로는 매일 결정하고 있는 것들.
이 시리즈는 그 순간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매일 하는 선택들—어떤 상품을 먼저 보여줄지, 어떤 문장으로 말을 걸지, 어떤 흐름으로 고객을 안내할지—에 대해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

 

 

[수많은 것들 중, 고객의 단 한 번의 클릭을 이끌어 내는 것]

 

 

고객이 페이지를 클릭하는 데는 몇 초가 걸리지 않는다. 그 몇 초를 만드는 데는 수십 개의 선택이 필요하다. 잘 만든 기획일수록 그 선택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전날 대시보드를 여는 건, 어제 그 선택들이 실제로 어떻게 닿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어떤 상품이 많이 팔렸는지, 어떤 유입이 들어왔는지, 사람들이 어디에서 이탈했는지. 숫자들이 조용히 쌓여 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숫자를 보면서도 바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제 왜 유독 이 상품이었을까, 이건 혜택 때문일까 시즌 때문일까 아니면 페이지 첫 화면 때문일까. 숫자보다 그 숫자를 만든 상황이 먼저 궁금해진다.

이 감각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보면, 오설록에 오기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 시절 IT 동아리에서 앱을 만들어 출시하고 처음으로 사용자 로그를 마주했을 때의 이야기다. 어떤 화면에서 얼마나 머물렀는지, 어디서 나갔는지, 언제 다시 들어왔는지. 처음엔 그냥 지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다 이상한 감각이 들었다. 오전 7시에 앱을 켠 사람은 아마 출근길 지하철 안이었을 것이다. 밤 11시에 특정 화면에서 오래 머문 사람은 잠들기 전 혼자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다. 로그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시간과 맥락을 담고 있다는 걸 느낀 순간, 데이터를 보는 방식이 달라졌다. 그때부터였다. 숫자보다 그 뒤에 있는 사람의 하루를 먼저 떠올리게 된 것이.

지금도 그 감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화면이 달라졌고 숫자의 종류가 달라졌을 뿐이다. 내가 보려는 건 여전히 숫자 너머의 사람이다.

 

 

[숫자와 그래프를 넘어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람을 상상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

 

오설록에서 나는 직영몰을 담당한다. 직영몰이란 오설록이 운영하는 D2C 쇼핑몰이다. 카카오톡이나 쿠팡 같은 외부 플랫폼이 아니라, osulloc.com이라는 자체 채널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 외부 플랫폼에서는 알고리즘이 상품을 배치하고 플랫폼이 경험을 설계한다. 고객이 오설록을 검색해서 들어오더라도, 그 여정의 많은 부분은 플랫폼의 방식으로 작동한다. 직영몰에서는 다르다. 고객이 osulloc.com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어떤 상품이 먼저 보일지, 어떤 언어로 말을 걸지, 어떤 흐름으로 구매까지 이어질지를 우리가 직접 설계한다.

이 채널에서 하는 일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고객이 오설록의 세계관 안에서 차를 만나고, 골라보고, 구매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경험을 설계하는 것. 프로모션 기획, 상품 큐레이션, 콘텐츠 구성, 페이지 운영까지 전부 그 목적 아래 움직인다. 단순히 상품을 올려두는 게 아니라, 그 공간에 들어오는 사람이 오설록이라는 브랜드 안에 있다는 감각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매일 숫자를 보지만, 늘 사람을 먼저 떠올리려고 한다. 지표가 목적이 아니라, 지표 뒤에 있는 사람의 선택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페이지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하나의 프로모션 페이지가 고객 앞에 나타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잠깐 들여다보자. 기획자는 먼저 이번 프로모션의 목적과 방향을 정한다. 어떤 상품을 중심에 놓을 것인지,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혜택 구조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방향이 잡히면 디자인팀, IT팀과 일정을 조율한다. 디자인팀이 비주얼을 만들고 IT팀이 페이지를 개발하는 동안, 기획자는 카피를 쓰고 상품 구성을 확정하고 혜택 조건을 세팅한다. 필요에 따라 법무팀에 약관을 검토 받고, 운영팀과 재고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QC팀의 테스트를 거쳐 오픈한다.

고객 입장에서 그 페이지는 그냥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 이런 프로모션이 있네"라고 클릭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수십 개의 선택이 있었다. 어떤 상품을 첫 번째로 보여줄지, 배너 문구를 어떻게 쓸지, 이미지 톤을 따뜻하게 할지 쿨하게 할지, 혜택을 할인율로 표현할지 금액으로 표현할지. 이 결정 하나하나가 고객이 그 페이지에서 무엇을 느끼는지를 만든다. 그때부터 ‘기획’이라는 일이 단순히 행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가장 많은 고민과 시간을 들이는 부분은 이벤트 페이지와 서비스 기획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설계한다는 것

 

이 일을 하면서 자주 떠올리는 말이 있다. "잘 만든 서비스는 티가 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고객이 불편함 없이 원하는 걸 찾아서 구매까지 이어진다면, 그게 가장 잘 된 기획이다. 고객이 "이 페이지 정말 잘 만들었다"라고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그냥 쉽게 원하는 걸 찾았고, 사고 싶어졌고, 샀다. 기획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이 기획이 잘 된 것이다.

반대로 기획이 눈에 띄는 경우는 대부분 뭔가 잘못됐을 때다. 팝업이 너무 많거나, 원하는 상품을 찾기 어렵거나, 혜택 조건이 복잡해서 이해가 안 되거나. 고객이 "이게 뭐지?"라고 멈추는 순간, 우리가 만든 경험의 흐름은 이미 끊겨 있다. 그 멈춤이 이탈로 이어지고, 이탈은 숫자로 남는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내가 들여다보는 그 숫자들 안에 그 멈춤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페이지를 만들 때 자꾸 이 질문을 한다. "고객이 어디서 멈출까?" 상품이 많아서 선택이 어려울 것 같은 구간이 있는지, 혜택 조건이 너무 복잡해서 읽다가 포기할 것 같은 부분이 있는지, 첫 화면에서 이 사람이 왜 여기 왔는지를 바로 알 수 있는지. 이 질문들이 기획의 출발점이 된다.

 

 

 

Baymard Institute 연구에 따르면 이커머스 장바구니 이탈률의 평균은 약 70%에 달한다.
이탈 이유 1위는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었지만, 그다음은 ‘복잡한 결제 과정’과
’강요된 회원가입’이었다. 공통점은 하나다. 모두 경험 설계의 문제였다.

이탈률이라는 숫자는 "사람들이 나갔다"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왜 나갔는지는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다. 그 "왜"를 찾는 것이 우리가 매일 하는 일이다. 수치를 개선하기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수치 뒤에 있는 사람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그 순서가 다르면 결과도 달라진다.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것

 

어느 날 내가 열심히 기획한 오설록몰 차 입문 이벤트 페이지 댓글을 훑다가 이런 글을 봤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차 입문 가이드 좋은 거 같네요."
“입문가이드 도움 됩니다~ 저는 무카페인도 좋고 말차도 엄지 척!”
짧은 문장들이었는데 댓글을 한참 봤다.

매일 실적을 들여다보다 보면, 가끔 그 숫자들이 진짜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 숫자는 깔끔하게 정렬되어 있지만, 그 안에 어제 힘들었던 사람이 있었다는 것, 선물을 고르며 고민하던 사람이 있었다는 것, 커피 대신 뭔가를 찾다가 처음 오설록을 접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 댓글 하나가 다시 연결시켜줬다. 숫자가 아닌, 누군가의 하루에 우리가 설계한 경험이 있었다는 것. 우리가 선택한 이미지, 우리가 쓴 카피, 우리가 구성한 상품 순서가 그 사람의 마음에 닿았다는 것.

나에게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건 상품을 파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에 자리 잡는 순간을 만드는 일이다. 어떤 카피를 쓸지, 어떤 이미지를 고를지, 어떤 혜택을 앞에 내세울지. 그 모든 결정이 결국 그 사람의 하루에 어떻게 닿을 것인가를 향해 있다.

 

[브랜드 직영몰을 운영한다는 건, 상품을 파는 것을 넘어 누군가의 하루에 자리 잡는 일상을 만드는 일이다.]

 

이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나는 숫자 뒤에 존재하는 사람의 맥락을 먼저 읽으려 한다. 어떤 시간대에,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이 페이지에 들어왔을까.
그 질문이 상품 순서를 바꾸고, 카피의 첫 문장을 다시 쓰게 만들고, 혜택의 구조를 단순하게 다듬게 한다. 데이터 너머를 보는 건 결국, 기획의 모든 선택을 그 사람의 하루에 맞추는 일이다.
그 구체적인 이야기—숫자를 어떻게 읽고, 그게 실제 기획의 어떤 선택으로 이어지는지—는 다음 화에서 이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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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오설록 e커머스영업팀
오설록 직영몰 기획자 메일
  • 같은 상품도 다르게 팔린다고 믿고,
  • 고객의 ‘선택 이유’를 데이터로 찾아 그걸 구조와 기획으로 다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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