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품, 다른 마음. 고객의 상황을 읽는 기획자의 일 - AMOREPACIFIC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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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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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품, 다른 마음. 고객의 상황을 읽는 기획자의 일

하나의 상품이 팔리기까지 | 2화 <검색어 뒤에 있는 상황을 읽어라>

박현진 오설록 e커머스영업팀

 

Editor's Note


숫자로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 하지만 실제로는 매일 결정하고 있는 것들.
이 시리즈는 그 순간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매일 하는 선택들—어떤 상품을 먼저 보여줄지, 어떤 문장으로 말을 걸지, 어떤 흐름으로 고객을 안내할지—에 대해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

 

 

[같은 브랜드지만 각자 다른 이유로 선택되는 녹차와 말차 제품들]

 

 

같은 말차 제품을 사는 사람들의 검색어는 전부 다르다. 그 다름이 기획의 시작이다. 직영몰 리뷰 데이터를 보다 보면 같은 말차 제품도 여름에는 “아이스 말차 만들기”, 5월에는 “부모님 선물”과 함께 검색된다. 상품은 같지만, 사람들이 기대하는 역할과 필요는 달라지는 것이다.

여름의 고객은 시원한 음료를, 선물 시즌의 고객은 마음을 전할 선물을 찾는다. 같은 상품도 어떤 상황에서 마주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인다. 그래서 기획할 때 상품보다 먼저 보게 되는 것은 상황이다. 이 사람은 지금 왜 여기 왔을까. 무엇을 해결하고 싶어서 이 상품 앞에 멈춰 섰을까.

 

 

차가 덜 생각나는 계절에

 

[무더운 여름에는 차와 연결시킬 새로운 장면이 필요하다]

 

 

이 감각이 가장 선명하게 기획으로 연결된 건 작년 여름이었다. 오설록에서 여름은 쉽지 않은 시기다. 평소 차를 즐기는 사람도 더운 날에는 자연스럽게 차에서 멀어진다. 검색량도 줄고, 유입도 줄고, 매출 흐름도 달라진다.

이 시기에 “그래도 차를 마셔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고객의 상황과 맞지 않는다. 그래서 차를 떠올릴 수 있는 새로운 장면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고, 그때 시도한 것이 “워티 밤(Watea Bomb)” 프로모션이다. 따뜻한 차가 담긴 잔 대신 얼음을 가득 넣은 잔, 탄산수와 함께 즐기는 차, 과일과 곁들이는 차와 같이 여름 안에서 차를 즐기는 색다른 장면을 제안하고 싶었다. 이때 페이지의 출발점으로도 제품명이 아니라 시원한 수영장을 표현한 장면을 사용했다. 고객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을 먼저 보여주고, 그다음에 상품을 연결했다.

 

 

[수영장을 메인으로 연출한 오설록 “워티 밤(Watea Bomb)” 프로모션]

 

 

결과가 가장 좋은 프로모션은 아니었지만, 상품을 설명하는 것과 상품이 필요한 장면을 제안하는 것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 배울 수 있었다.

사람들은 차 자체보다 그 차가 어울리는 순간을 산다. 선물 시즌에는 가격대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이 빠르게 고를 수 있어야 하지만, 선물에 담을 마음의 성격을 함께 보여줘야 한다. 같은 5만 원대 선물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부모님께 전하는 감사이고, 누군가에게는 선생님이나 거래처에 전하는 예의이며, 누군가에게는 오랜만에 하는 연락의 구실이 된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에 좋은”, “말로 하기 어려울 때”, “부담 없이 정성을 전하고 싶을 때”와 같은 문구는 고객이 이미 마음속에 가진 상황을 대신 표현해 주는 언어다.

 

 

제품이 아니라 상황이 팔린다

 

마케팅과 행동경제학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Jobs to be Done”이라는 개념이 있다. 사람들은 제품 자체를 사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제품을 고용한다는 관점이다. 이를 처음 접했을 때, 현장에서 어렴풋이 느끼고만 있던 감각이 선명해지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같은 밀크 셰이크도 아침에는 긴 이동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동반자일 수 있고, 저녁에는 아이에게 주는 작은 보상일 수 있다. 제품은 하나지만 선택의 이유는 달라진다.

오설록 차도 마찬가지다. 혼자 마시는 차는 회복을 위해, 선물하는 차는 마음 전달을 위해, 카페인 대신 찾는 차는 새로운 루틴을 위해 선택된다. 이 세 가지는 개별 고객의 니즈일 수도, 같은 고객이 하는 서로 다른 날의 선택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같은 제품도 상황에 따라 다른 이유로 선택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언어도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차 입문 고객을 생각할 때도 비슷한 감각을 느낀다. 차를 오래 마셔온 사람은 녹차, 발효차, 블렌디드 티, 티백, 잎차처럼 카테고리를 스스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처음 오설록몰에 들어온 고객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쓴맛이 덜한 차는 뭘까”, “향이 좋은 차부터 마셔보고 싶다”, “커피 대신 마실 만한 게 있을까”, “선물하기 무난한 차는 뭘까”와 같은 질문들을 떠올릴 것이다.

처음 들어온 고객은 상품 분류보다는 자기 상황의 언어를 기반으로 제품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입문 고객을 위한 기획을 할 때는 “나는 어떤 차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등 고객이 품을 법한 질문에서 출발하려고 한다. 다시 말해 차에 대한 지식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도록 돕는 일을 우선시하고 있다.

 

 

확신을 쌓아주는 일

 

[오설록몰 내 도입한 AI 리뷰 요약과 리뷰 필터 이미지]

 

 

상세 페이지에서도 고객은 검색어, 상품명, 이미지, 가격, 리뷰, 배송 정보를 오가며 천천히 제품을 파악한다.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판매 단위에 따라 상품을 보겠지만, 고객이 먼저 알고 싶은 것은 상품 코드보다는 “내 취향에 맞을까”, “선물하면 반응이 괜찮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마셨을까”, “제품에 만족했을까”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이다.

상세 페이지와 고객의 질문 사이 간격을 메우는 것이 바로 리뷰다. 실제로 브랜드의 설명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이 남긴 말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동할 때가 많고, 체감상 필요한 맥락의 리뷰를 찾지 못한 고객은 구매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작년에는 고객이 자신의 맥락에 맞게 리뷰를 볼 수 있도록 AI 기반 리뷰 필터를 도입했다. 맛, 구성, 디자인처럼 실질적인 필터를 설정해서 관련 후기를 빠르게 찾게 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필터 도입 이후 필요한 후기를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다는 반응을 확인했다.

기획에서는 탐색 단계의 망설임을 줄여줘야 한다. 고객이 어떤 마음으로 들어왔는지 읽고, 그 마음에 맞는 언어를 건네고,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적절한 순서에 따라 보여주는 것. 그 과정이 매끄러울수록 고객은 “사야 할 이유”를 더 쉽게 발견한다.

 

 

고객은 어떤 질문을 할까?

 

[검색 엔진에서 생성형 AI로 점차 변화하고 있는 이커머스]

 

최근에는 이 고민이 GEO 프로젝트로도 이어지고 있다. 생성형 AI 검색 환경에서 중요한 것도 결국 고객이 어떤 질문을 품은 채 브랜드와 상품을 찾는지를 읽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검색 환경은 계속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고객이 검색창에 짧은 단어를 입력했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진다. “말차 추천”보다 “선물하기 좋은 말차는 뭐야?”, “카페인 부담이 적은 차를 추천해 줘”, “여름에 아이스로 마시기 좋은 오설록 차는?”, “차를 처음 마시는 사람에게 좋은 제품은?”처럼 자기 상황을 담아 묻는 것이다.

이 질문들은 고객의 상황과 망설임, 선택 기준을 보여주는 단서다. 그래서 GEO를 고민한다는 것은 우리가 고객의 질문들에 제대로 답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이기도 하다. 작년 GEO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한 건 상품 정보를 많이 쌓는 것보다, 고객이 물어볼 만한 질문에 맞춰 정보와 콘텐츠를 연결시키는 일이었다.

예를 들어 고객은 “세작”보다 “부담 없이 선물하기 좋은 녹차”, “처음 마시기 좋은 오설록 차”, “아이스로 마셔도 맛있는 녹차”와 같은 질문으로 검색하며, 이러한 질문에 맞춰 설명할 때 같은 상품도 더 쉽게 발견되는 듯하다. 직영몰 안에서도 상세 페이지, 리뷰, 프로모션 페이지, 기획전 카피는 모두 고객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GEO 관점에서 고객이 어떤 질문으로 오설록을 발견하고 있으며 그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를 계속 살펴보려 한다. 채널 기획자가 읽어야 하는 것은 검색어보다 그 뒤에 있는 고객의 궁금증이라고 믿는다. 같은 말차도 여름 음료가 될 수 있고, 선물이 될 수 있고, 커피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루틴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상황과 질문에 답이 되는 상품을 고른다.

검색어, 리뷰와 같은 직관적인 정성 데이터로 고객의 마음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이커머스에서 정량적인 데이터를 빼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의도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같은 데이터도 다른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음 화에서는 정량 데이터를 해석할 때 유념해야하는 구체적인 이야기—숫자는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숨길까—를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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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오설록 e커머스영업팀
오설록 직영몰 기획자 메일
  • 같은 상품도 다르게 팔린다고 믿고,
  • 고객의 ‘선택 이유’를 데이터로 찾아 그걸 구조와 기획으로 다시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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