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 있고 명랑하게, 서로의 아름다움을 알아봐 주는 일
나다운 아름다움으로 세상에 영감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뉴뷰티 아이콘'. 이번 주인공은 싱어송라이터 듀오 옥상달빛의 두 뮤지션 김윤주, 박세진입니다. 옥상달빛의 음악은 햇살에 잘 마른 이불 같아서, 때로는 산뜻하고 또 때로는 포근한 위로를 전하죠. 수많은 계절과 시절을 지나며 우리를 웃고 울게 만들고 있는 두 뮤지션 김윤주, 박세진이 말하는 나다운 아름다움은 무엇일까요? 할 수만 있다면 인터뷰 현장을 뚝 떼어 펼쳐놓고 싶을 정도로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옥상달빛과 나눈 뉴뷰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싱글 <에세이>는 '인생을 책으로 쓴다면 나는 어떤 문장으로 시작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곡이죠. 요즘 옥상달빛의 시간은 어떤 문장으로 시작하나요?
윤주 개인적으로는 제가 대표로 있는 회사 '와우산레코드'를 조금 더 단단하게 다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회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요. 옥상달빛으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건 아니지만, 하반기에 조금 차분한 음악을 선보여볼까 해서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에요.
세진 윤주가 저희 '와우산레코드' 대표로 있다 보니까 고민이 많죠.
윤주 저뿐만 아니라 요조, 강아솔, 장들레, 루카마이너, 썬더릴리 그리고 세진이까지 회사 식구 모두 한마음일 거예요. 우리 모두가 더 재밌어야 하니까.
세진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답을 해보자면 '쉼표를 찍었다' 정도일까요. 상반기에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긴 건 아니지만 앞으로 해볼 것들을 준비하며 쉼표를 찍는 시간이었어요.
'와우산레코드' 소속 뮤지션들 모두 옥상달빛과 결이 같은 분들이잖아요. 회사 소속 가수들이라기보다 연대하는 동료 같은 느낌이 들어요. '와우산레코드'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윤주 회사를 운영하면서 시선이 많이 바뀌었어요. 뮤지션이기만 할 때는 삶의 재미와 음악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고민했다면 지금은 고민이 좀 더 확장됐죠. 좋은 쪽으로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깊이 들여다보고, 배우기도 하고 또 필요하면 혼도 좀 내고요. (웃음) 음악도 중요하지만 음악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더 잘 닿게 할까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게 된 거죠. 인생에서 무척 좋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세진 저희가 데뷔하고 14년 동안 한 회사에 있다가 윤주가 '와우산레코드'를 설립하면서 옮기게 됐는데, 사실 처음엔 우리 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동료 아티스트들이 들어오고, 그들과 이야기 나누고 함께 작업하고 콘서트도 열면서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죠. 둘만 남은 노부부 같았는데, 지금은 가족이 늘어서 북적북적해지니까 외롭지 않고 참 좋아요. 동료들에게 감사하죠.

노부부라니요. (웃음) 그만큼 오랜 시간 함께 하신 거죠. 제일 친한 친구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두 분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직도 서로에게서 새롭게 발견하는 것들이 있나요? 서로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세진 윤주는 예쁜데 웃기기까지 한 최고의 친구죠. 제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웃긴 사람이에요. 남을 웃게 해 준다는 건 아름다운 일이잖아요.
윤주 저는 오늘 촬영하면서 세진이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어요. 늘 단발머리를 해왔는데 오늘 스타일링이 정말 잘 어울리네요. 약간 반했습니다. 세진이가 워낙 코가 예뻐서 옆모습을 찍은 컷들도 예쁘고요.
세진 쓸데없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좋게 봐줘서 고맙네요. 윤주 칭찬을 하나 더 하자면, 저 쨍한 쿨톤의 피부톤이 참 예뻐요. 윤주는 라벤더 컬러의 블러셔를 얹어도 어울리니까요. 아무나 어울리는 컬러가 아니잖아요.
윤주 감사합니다. (웃음) 저도 한 가지 더 말할게요. 세진이는 내 사람이다 싶으면 정말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스타일이거든요. 요즘은 조금 더 많은 사람들한테 마음을 주는 여유도 생겼는데, 그런 게 참 아름다워 보여요.
이렇게 아름다운 두 분이 뉴뷰티 아이콘으로 선정되셨는데, 소식을 듣고 어떠셨어요?
윤주 '나다운 아름다움'이라는 키워드에 옥상달빛을 떠올려 주셨다니 뭔가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입니다.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는 국민 위로송이잖아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사를 많이 쓰시는데, 음악 작업할 때 영감은 어디서 받으세요?
윤주 요즘은 저한테서요. 제 얘기를 해요. 20대 때는 내 얘기를 쓰다가 30대가 되고 세상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좀 썼어요. 그리고 40대가 됐는데 세상을 얘기하기엔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더라고요. 다시 나로 돌아왔죠. 내 얘기를 쓰다 보니까 좀 어두워지는 느낌이 나는데, 세진이가 그냥 그대로 해도 좋다고 용기를 준 덕분에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하반기에 좀 차분한 음악을 선보일까 계획 중입니다. 세진이는 그래도 따뜻한 가사가 많아요.
세진 뭐랄까, 세상을 좋게 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 영화, 음악, 책, 친구들과의 만남, 이야기 등에서 꽂히는 게 있으면 메모하고 발전시키는 편이에요. 전에는 일부러 좋은 걸 모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경험했다면 지금은 그냥 자연스럽게 나에게 와닿는 것들을 붙잡으려고 하죠.
두 분은 위로의 아이콘이기도 하고, 또 너무 유쾌하셔서 힘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윤주 님은 한동안 집 밖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셨다고요. 혹시 위로받고 싶을 때 옥상달빛이 듣는 음악은 뭘까요?
윤주 정말 마음이 힘들 때는 음악도 못 듣겠더라고요. 그럴 땐 연주곡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데요. 요즘에는 파울로 프레주 트리오(Paolo Fresu Trio)의 재즈 음악을 좋아해요. 꼭 들어보세요. 제가 관악기를 좋아하는데 파울로 프레주 이분이 쉬운 음악, 어려운 음악을 막론하고 너무 다 잘 하시고 연주가 정말 좋아요.
세진 저도 연주곡인데요. 넷플릭스 드라마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OST 중 하나인 작곡가 칸노 요코의 모모코(Momoko)에요. 요즘 제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주는 음악이죠. 정화가 된달까. 듣는 순간 평화로워지니까 한번 들어보세요.
윤주 가사 있는 노래 중에서는 윤상 선배님의 '달리기'라는 곡을 좋아해요. '틀림없이 끝이 있다'라고 얘기하잖아요. 힘든 일은 반드시 지나가더라고요. '달리기'를 얘기하니까 루시드폴 선배님의 '걸어가자'도 생각나네요. 달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걸어가도 괜찮거든요. (웃음) '나를 데리고 가자'라는 가사가 있는데 걷더라도 나를 제대로 데리고 가면 될 거예요. '달리기'는 옥상달빛 버전도 있는데 모르시는 분은 없겠죠?
세진 저희 노래 중에서 '누구도 괜찮지 않은 밤'도 추천하고 싶어요. 좀 가라앉는 곡처럼 느껴지는데 듣고 나면 마음이 조용해지거든요. 또 시작이 어려워서 고민인 분들께는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을 권합니다. 음악 많이 듣고 힘내세요.

각자 본인의 '나다운 아름다움'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윤주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한 게 정말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 너무 좋아하지만, 저의 쓸모를 잘 못 느꼈어요. 예를 들어 공연 뒤풀이를 열어주고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면 조용히 집에 가는 거죠. 그러면서 괜히 쓸쓸해하곤 했어요.
세진 이상하게 꼭 그러더라고요. 아무도 가라는 사람이 없는데 갑자기 사라져요.
윤주 그러다가 나는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해야만 내가 쓸모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걸 이해했어요. 그러면서 나라는 사람의 이모저모를 직면했고, 그제야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아요. 알아챈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다운 아름다움을 꼽아보자면 밝음? 위트? (웃음) 저의 아름다움은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드러나요.
세진 저도 윤주와 비슷한데요. 저는 명랑함이 나의 아름다운 면모라고 생각해요. 조금 덧붙이자면 분위기를 명랑하게 환기시키는 능력, 명랑함, 리프레시, 이런 것들이 나다움이 아닐까 싶어요.
윤주 맞아요. 리프레시. 칙칙하던 분위기도 세진이의 엉뚱한 말 한마디로 확 밝아지거든요.

두 분의 나다움이 비슷하네요. 명랑과 위트.
윤주 비슷한 애들 둘이 만난 거죠. 며칠 전에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다 진지한데 저희 둘만 웃겨서 난리였어요. 오랫동안 개그 합을 맞춰온 노부부처럼 같은 것에 웃죠.
세진 MBTI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편인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지내면서 점점 맞아진 것 같아요.
윤주 교집합이 늘어나고 있는 거죠.
뉴뷰티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윤주 나다운 아름다움 정말 중요하죠. 유행이나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았으면 해요. 각자 어떤 부분이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 없을 수 있지만,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면 그 자체로 멋져 보이거든요. 그리고 자신감은 내가 혼자 끌어올린다고 되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같이 힘을 합쳐줘야 해요.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멋지다고 추켜세워주면 없던 자신감도 생길 거예요.
세진 저는 뉴뷰티 라는 말 자체가 너무 좋아요. 사실 스스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정말 많잖아요. 주변을 의식하다 보니 내가 진짜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도 잘 모르게 되고요. 이런 사람들에게 길을 찾아주는 말인 것 같아요. 저도 듣고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됐어요.
윤주 별점 5점인가요?
세진 10점 만점에 10점입니다. 독자분들께서도 모두 나다운 아름다움은 무엇일지,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시면 좋겠어요. 혹은 가까운 친한 친구에게 한번 물어봐도 좋고요.
앞으로 두 분이 갖추고 싶은 아름다움이 있나요?
세진 부지런함으로 만들어지는 아름다움을 갖고 싶어요. 그동안 너무 많이 누워서 살았거든요. (웃음)
윤주 제가 말한 걸 지키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조금 전에도 PT 선생님과의 약속을 어겼거든요. 내가 한 약속을 잘 지키는 어른이 되면 좀 더 아름다워질 것 같아요.
나다운 아름다움, 뉴뷰티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세진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계속 탐구하고 포기하지 말고, 과정 자체를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는 여정을 옥상달빛이 응원할게요.
윤주 비교하지 말았으면 해요. 저도 괜히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저의 장점을 놓치곤 하는데요. 남의 장점 찾다가 내 장점을 잃지 말고 나에게 집중합시다.

‘뉴뷰티 아이콘’에서는 세상에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 각자의 삶에서 발견한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해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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