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촉각을 모사한 센서 개발기 - AMORE STORIES
#임직원칼럼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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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촉각을 모사한 센서 개발기

Columnist | 아모레퍼시픽그룹 임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칼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센서 그리고 화장품 제2화. 사람의 촉각을 모사한 센서 개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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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 아모레퍼시픽 연구전략 Lab 서정은 님



# INTRO
우리가 새로운 화장품을 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손끝으로 덜어내 손등에 문지르고 두드리며 느껴보는 것이다. 이러한 촉감을 통해 그 느낌을 기억하고, 좋아하는 사용감을 찾아가는 과정은 화장품이 주는 또 하나의 즐거운 경험이라 할 수 있다.

# 사람의 촉각을 모사한 센서 개발기
사람의 피부는 이상적인 촉각센서라고 할 수 있다. 접촉 시 물체의 온도(열전도도), 힘 분포, 미끄러짐, 진동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만약 기계에 사람의 피부와 같은 기능을 가진 촉각센서를 장착한다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촉각센서에 대한 연구는 기능성 소재와 새로운 구조를 도입해 센서의 감도를 향상시키는 것과 더불어 압력, 온도, 진동, 습도 등 다양한 자극을 감지할 수 있는 다기능성 촉각센서 시스템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있어서도 인간의 촉감을 모사한 센서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고체와 섬유 같은 소재의 질감을 측정하는 센서와 윤활유 마찰력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공기 중 화장품과 같이 다양한 조합이 미세한 비율에 따라 달라지고, 문지르면서 달라지는 사용감을 측정하는 촉각센서는 보고된 바 없다. 고객의 경험에 중요한 영역인 사용감에 대해 디지털화하기 위해 자사만의 맞춤 센서 기술의 개발이 필요했다. 


<그림1. 사용감의 디지털화를 통한 제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한국표준연구원 팀이 개발한 촉각센서(그림 2)는 사물을 만질 때 사람의 손처럼 재질에 따른 거칠기, 마찰력, 온도, 강도 등 다양한 촉각 정보를 습득한다. 게다가 사람의 피부보다 민감한 고성능 반도체 실리콘 기반 센서가 측정값을 수치화하여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보다 사물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섬유, 나무, 플라스틱 등 25여 개의 각기 다른 샘플을 지속적으로 시험한 결과 98%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확인하였다. 이에 우리는 이 연구팀과 미팅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이 팀의 센서는 건조한 표면의 굴곡과 엠보에 대해서는 사람보다 뛰어나게 감지가 가능하지만 화장품의 차이를 구별하긴 어려웠다. 이들도 여러 번 시도하였지만 이에 특화된 센서를 개발하지 않는 이상 힘들다고 하였다.


<그림2. 한국표준연구원 휴머노이드 촉각 로봇. 표면 강도, 온도, 거칠기, 마찰력 측정이 가능한 시스템>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쉽지 않은 길임을 인지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고객을 위해 가야할 꼭 필요한 길이기에 함께할 사람을 계속 찾았다. 그러다가 울산과기원 교수님 한 분의 우수한 기술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사용감이 다른 3개의 샘플을 분리할 수 있을지 테스트를 의뢰하였다. 결과적으로 교수님께서는 분리를 해냈고 과제에 대한 이해도도 높으셨다. 그런데 안식년을 계기로 미국으로 가시는 바람에 일 년을 기다린 후 교수님과 공동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첫 번째로 ‘시원함’을 데이터화하기 위한 센서


<그림3. 피부의 온도 감각 채널 및 피부를 모사한 전자 피부 모식도>



제형을 피부에 바르면서 느끼는 사용감 중에 물과 같은 용매(용질을 녹이는 물질)가 증발하면서 피부 온도가 떨어질 때 느끼는 사용감을 ‘시원함’으로 정의하고, 이를 전문 패널의 평가 목록 17가지 중 1가지로 측정하고 있다.(멘톨과 같은 물질에 의해서도 시원함을 느끼지만 이 정도에 대해서는 배제하고 진행한다.)


사람의 피부는 땀이 증발하면서 표면의 온도를 빼앗는 기화열을 통해 체온을 낮추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이를 이용하여 시원함이 주는 상쾌함과 피부의 열을 빼앗아 열노화를 막는 효과를 가진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실제 피부의 온도가 떨어지는 것을 적외선카메라로 보여주고 측정이 가능하다. 면적의 온도 등고선 등을 적외선으로도 표현하고 수치화할 수 있지만, 최근엔 전자피부를 통해 온도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데이터화할 수 있는 센서에 대한 연구도 많이 발표되고 있다. 화장품의 시원함은 제품을 피부에 발랐을 때 화장품에 포함된 용매의 종류에 따라 발생하는 미세한 증발열을 감지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온도센서 사용이 필수적이다.


사람이 제품을 바르면서 느끼는 시원함은 제형의 골격 구조에 따라 유지되는 시간과 정도가 다르다. 말로는 “시원하다”로 밖에 표현되지 못하지만 고객에게 최상의 감각적 경험과 차별성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각 제형에 대한 분석뿐 아니라 원료단에서의 특성과 조합에 대한 특징도 함께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쌓은 데이터를 신제형 연구 및 예측에 이용하기 위해 화장품 분석에 최적화된 온도변화센서를 제작하고자 하였다.



피부처럼 실시간으로 온도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는 센서

사람과 같이 제품을 바를 때 느끼는 시원함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구 조건이 있다.


실시간(Real-time Monitoring)으로 온도 변화를 0.1℃ 이하의 민감도로 측정해야 함

문지르거나 누르는 외부 힘과 표면에 의한 영향이 없어야 함

대부분의 전도성 센서는 열에 의해 저항이 바뀌기 때문에 열과 압력을 동시에 측정한다고 하지만 이는 좋은 점이 아니다. 어떤 저항의 변화가 생겼을 경우 이것이 어떤 물리적인 변화에서인지 구별이 어렵고 그렇기에 감지할 수 있는 분해능조차도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변형을 일으킬 경우, 그리고 변형 횟수가 많은 경우에는 그것 자체로서 재료에서 나오는 발열로 인해 저항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피부를 모사한 온도 측정 촉각센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화장품 바르듯 문지를 때와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반응하지 않고 온도에만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센서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 0.1℃ 이하 온도 변화의 민감도를 가진 센서 구조 최적화

반결정성 고분자는 녹는점 근처의 온도에서 부피가 크게 변화하는 특성이 있어, 복합 소재로 제작할 경우 온도 감지 민감도가 높다. 따라서 반결정성 고분자인 폴리에틸렌 옥사이드(polyethylene oxide, PEO)를 rGO/PVDF 복합 소재에 첨가하여 고민감도 온도센서를 제작했다. (그림 4)


<그림 4. 반결정성 고분자 기반 온도 센서의 사진 및 모식도>



그림 4의 오른쪽 그림은 고민감도 온도 센서의 감지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온도에 따른 반결정성 고분자의 팽창은 주변 그래핀 간의 간격을 더욱 줄어들게하여 센서의 저항을 매우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반결정성 고분자 기반 온도센서는 반결정성 고분자를 첨가하지 않은 센서에 비해 약 15배의 높은 온도 민감도를 보인다. 이러한 고민감도 온도센서는 0.1℃의 매우 작은 온도 변화라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림 5)


<그림 5. 반결정성 고분자 기반 온도센서의 특징>




(2) 문지르거나 누르는 외부 힘에 의한 변화가 없는 센서 구조

화장품을 도포해야 하는 시원함 감지 센서는 압력, 굽힘 등의 촉각 자극에 대한 반응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결정성 고분자 기반 온도센서는 두께를 매우 얇게 제어하고(~30μm) 코 플레이너(co-planar) 형태의 전극을 도입해 압력, 굽힘 등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그림 6)


<그림 6. 누르는 힘과 밴딩에 의해서 온도 변화가 없는 센서의 특징>



화장품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은 구성성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가장 큰 요인은 화장품의 용매에 의한 시원함으로 볼 수 있기에 다양한 용매에 대한 구분 감지가 화장품 시원함 센서의 필수 조건이다. 화장품 용매는 주로 물과 에탄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용매를 온도센서 위로 직접적으로 떨어뜨리면 용매를 통한 전류의 흐름으로 인해 증발열로 인한 온도 변화를 측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PDMS(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실리콘 소재) 위에 용매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는 것과 동시에 용매의 미세한 증발열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센서 위로 박막의 보호층을 확보해야 하기에 DMS를 박막으로 코팅하여 사용하였다. (그림 7).


<그림 7. 시원함 센서의 용매 감지 성능 평가를 위한 보호막>



시원함 센서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서로 다른 온도의 물방울을 떨어뜨려 물방울의 온도 변화를 관찰하였다. 30, 40, 50℃의 물을 센서에 접촉했을 때,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자연적으로 식는 현상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어낼 수 있었다. (그림 8).


<그림 8. 시원함 센서의 용매 감지 성능 평가>



용매는 종류에 따라 증발열이 다르기 때문에, 증발 시 느껴지는 시원함의 정도가 다르다. 개발한 시원함 센서는 다양한 용매를 떨어뜨렸을 때 느껴지는 시원함의 정도를 구분 감지할 수 있다.(그림 8) 오른쪽 그래프는 다양한 용매의 구분 감지 결과를 보여주며 증발열에 따라 감지된 최고점(peak)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증발 속도에 따라 변화 값이 기준 값으로 돌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 또한 달라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결과를 통해 우리는 화장품에 들어간 조합에 따라 달라지는 시원함(온열감)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데이터는 고객들이 만족하는 제품의 사용감에 대해 정량화하여 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이렇게 사람의 미세한 촉각을 모사한 센서의 구조를 기반으로 아모레퍼시픽 R&I의 여러 우수한 연구 노하우와 고객의 사용감 데이터를 통해 시원함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는 올해 2월 라는 저널에 공동연구 결과가 실렸다. 아모레퍼시픽 R&I 미래기술랩에서는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여 시원함 뿐 아니라 고객이 느끼는 다양한 촉각에 대한 디지털 감성 품질 측정/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화장품 처방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고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있는 사용감 개발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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