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남다른 집념으로 업계 최초의 혁신을 일으키다 - AMORE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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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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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남다른 집념으로 업계 최초의 혁신을 일으키다


  • 영등포 공장 안의 크림 주입 공정

 유럽 시찰로 새로운 시장을 경험한 창업자 장원 서성환 님에게 국내 시장은 좁게만 느껴졌습니다. 프랑스 코티사의 공장을 시찰하고 돌아온 서성환 님은 현대식 생산 설비를 갖춘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기를 고민하고 있을 무렵, 1961년 정부가 '특정 외래품 판매 금지법'을 제정했습니다. 그 중에는 화장품도 포함되어 있었지요.

 새 법률 시행은 산업계 전반에 새로운 국면을 불러왔습니다. 그동안 외제품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이 국산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러한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려면 고품질의 화장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대규모 공장을 짓는 것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다가온 것입니다.

 아모레퍼시픽(당시 태평양)은 코티에 버금가는 현대적 시설의 대규모 공장을 짓기로 결정하고 곧바로 건설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서울 영등포구 신대방동의 약 2만 3,140㎡(약 7,000여 평) 대지를 매입해 1962년 5월 3일, 역사적인 공장 기공식도 가졌지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대규모 공장을 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서성환 님은 도전과 모험 없이 창조와 진보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장을 지으면서 자금 흐름이 어려운 순간도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창업 이래로 신용을 탄탄하게 쌓아온 아모레퍼시픽은 숱한 거래처들과 굳건히 다져온 신뢰 관계로 위기를 헤쳐나갔습니다. 그리고 1962년 11월 20일, 대지 2만 2,642㎡(약 6,849평), 건물 5,620㎡(약 1,700평)의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대규모 설비의 영등포 공장이 준공되었습니다.


당시 최대 규모의 경품 이벤트 포스터

 아모레퍼시픽은 대규모 공장 준공을 두 달 앞둔 중요한 시기에 또 하나의 도전에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바로 미미화장품을 생산하던 고려화학이 전국 주요 신문에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대형 경품 이벤트를 전개한 것입니다. 고려화학이 내건 경품 금액은 총 100만 원으로, 당시 1인당 국민 소득인 87달러 (1만 3,400원)의 약 74배였으니 모두가 깜짝 놀랄 액수였지요. 1950년대까지만 해도 국산 화장품 업계에서 '포마드는 ABC, 크림은 미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려화학은 쟁쟁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업계 1위를 달릴 때 고려화학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었지요.

 고려화학은 아모레퍼시픽이 공장을 짓느라 그에 도전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서성환 님은 정면 승부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도 경품 이벤트를 개최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입니다. 아모레퍼시픽은 고려화학 이벤트 금액의 두 배인 200만 원을 내걸었습니다. 특등은 최초의 국산 자동차였던 새나라 자동차 1대, 1등은 당시 샐러리맨 1년치 수입에 해당하는 5만 원을 지급하며 등수에 따른 갖가지 상품과 상금을 적어 광고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이벤트를 보며 화장품 업계는 술렁였습니다. 패자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뻔했지요.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고도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면 회사 운영에 엄청난 부담이 될 테니까요. 당시 아모레퍼시픽은 공장 건설로 자금 사정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이벤트 경쟁에서 고려화학을 당당히 이겼습니다. 지나친 판촉 비용과 광고비를 쓰고도 시장 점유율을 역전시키지 못한 고려화학은 결국 1년 뒤에 부도를 내고 업계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1960년대 초반 화장품 업계 최대 이슈였던 경품 이벤트 마케팅은 아모레퍼시픽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 1

    1. 지정판매소 전용 제품인 오스카 푸라센타 홀몬크림

  • 2

    2. 우리나라 최초의 유통 전문 회사인 태평양화장품판매주식회사의 임직원

    3

    3.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에 설치된 지정판매소 8호점

 1950년대 후반이 되면서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자, 유통의 중심에 있던 도매상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그들은 날로 심해지는 경쟁 속에서 당시 '본전뜨기'라고 불리는 난매를 통해 생산자로부터 사들인 가격 그대로, 혹은 더 싼값으로 소매상에 제품을 넘겼습니다. 제조 회사로부터 수수료까지 챙긴 도매상들은 서로 담합해 세력을 키우며 유통 질서를 어지럽혔습니다.

 도매상들의 무분별한 경쟁으로 덤핑 판매가 성행하고 모조품까지 나돌자, 소비자들의 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나빠졌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고질적인 유통 문제를 극복하는 길로 기업이 직접 소매상이나 고객과 접촉하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통 단계를 줄이고 유통 과정을 기업이 직접 통제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실현할 구체적 방안으로 지정판매소 제도를 도입하고 유통 전문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1962년 3월, '태평양화장품판매주식회사'를 설립해 서울•부산•대구•광주 4대 도시에 출장소를 설치하고, 각 출장소에서는 해당 지역의 소매상, 약국, 양품점, 화장품점 등과 지정판매소 특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을 맺은 지정판매소에는 간판, 판매증, 진열장 등을 제공하고, 1963년부터는 미용 사원을 구역별로 배치해 판촉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지정판매소 제도 실시로 소매상과의 화장품 직거래를 통해 가격 통제권을 갖게 되었고, 유통 단계를 축소해 수금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지정판매소는 생산자와 상인,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높이며 주목받았지만, 약국, 양품점 등으로 확대되자 소매점 경영주들이 화장품 판매에 열의를 느끼지 못하고 재고 처리를 어려워하면서 결국 사업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신유통 경로에 대한 실험과 도전이 우리에게 무의미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지정판매소 시도는 훗날 '제1차 유통 혁명'이라고 부를 만큼 유통사에서 큰 획을 그은 중요한 사건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아모레퍼시픽은 신유통 경로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동시에 확인하며 유통 경로가 다양해지고 세분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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