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의 B면 기록 #1
글
이윤지 아모레퍼시픽 헤라 BM팀
Editor's Note
결과라는 성적표 너머, '진심'을 다해온 여정의 기록.
오늘도 새로운 제품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료 BM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가 쏟아부은 치열한 고민의 시간과 과정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다고 믿습니다.
(사진 출처: STUDIO13 / 브랜드 크리에이티브2팀)
1 영감의 시작
어느 저녁, 15년 만에 토크쇼에 출연한 <유퀴즈> 속 배우 고현정의 모습을 보며 한동안 시선을 뗄 수 없었습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The Row' 룩을 완벽히 소화한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화려한 주얼리나 인위적인 광채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절제된 디테일의 패션과 함께,
아주 고운 파우더로 정교하게 정돈된 듯한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피부 그 자체'의 힘이었습니다.
그 순간 확신했습니다.
진정한 럭셔리는 무언가를 더하는 것이 아닌,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절제 속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이 간결함의 미학을
단순한 피부 표현을 넘어, 디자인과 사용 경험,
그리고 고객의 리추얼까지 이어지도록 설계하고자 했습니다.
2 브랜드의 숙명, 그리고 도전
시장을 리딩한다는 것은 대중의 뒤를 쫓는 것이 아니라,대중이 미처 깨닫지 못한 갈증을 먼저 정의하고 제안하는 일입니다.
이미 국내 No.1 페이스 메이크업 브랜드로 자리 잡은 헤라에게
'안주'는 곧 '도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Next)'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모공'을 노화의 시작점으로 인식하며, '모공 없는 피부'를 어린 피부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글로우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고온다습해지는 기후 환경 속에서
파우더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
우리는 그 사이에서 하나의 확신에 도달했습니다.
다음은 '블러 스킨'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 중심에는 파우더가 있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동시에,
건조함과 텁텁함이라는 파우더의 오래된 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과제도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헤라가 가장 자신있는 '쿠션'과, 다가올 '파우더 트렌드'를 결합해
새로운 유형의 베이스 카테고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3 혁신이라는 이름의 '미운 오리'를 돌보는 일
(사진 출처: AI로 생성한 이미지)
이전에 없던 것을 세상에 내놓는 과정은 늘 외롭고 치열합니다.
치열한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준비한 제품이 회의실 테이블 위에서 '미운 오리 '처럼 보일 때,
그 순간이 가장 버거웠습니다.
쏟아지는 피드백이 날카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질문과 의심은
시장이라는 더 큰 무대에 나가기 전에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검증이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의 수정과 보완은 실패가 아닌 제품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연마의 시간입니다.
"파우더 제형의 쿠션이 정말 가능할까요?", "굳이 이런 걸 만들어야 하나요?"
수많은 질문 속에서, 혁신은 종종 이해받지 못하는 '미운 오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BM의 역할은
그 미운 오리가 가진 가능성을 끝까지 믿고,
백조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그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시도,내부의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는 설득의 과정.
그 모든 시간이 쌓여 비로소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독창성'이 만들어졌습니다.
4 마치며: 여정의 시작점에서
혁신은 결코 한 사람의 확신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파우더의 쿠션화', 어쩌면 무모해 보였을 이 낯선 여정에
기꺼이 함께해 준 동료들이 없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책상 위 아이디어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이제 막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이 제품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기대만큼 두려움도 큽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함께 '다음'을 고민했고,
헤라다운 방식으로 그 해답을 찾아냈다는 점입니다.
결과는 고객의 몫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나눈 치열한 토론과 보이지 않는 헌신은
이미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불가능해 보였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낸 모든 동료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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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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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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