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화장품 시장은 #1
글
신희선 설화수 글로벌커머셜2팀
Editor's Note
설화수에서 미국 국가 담당을 맡은 지 어느덧 만 2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현업에서 직접 경험한 미국 화장품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리테일 구조가 재편되고, TikTok Shop과 같은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방식 자체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에 미국 시장을 담당하며 실무에서 직접 체감한 변화와 인사이트를 구성원분들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단순한 시장 트렌드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흐름과 그것이 K-뷰티 브랜드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함께 다루겠습니다. 제 경험과 인사이트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저 역시 이를 통해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와 업무 전문성을 확장해가고 싶습니다.

<출처: Google>
#INTRO
미국에서 TikTok Shop 서비스가 오픈한 지 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이 플랫폼은 신규 커머스 채널을 넘어, 뷰티 산업의 구매 방식 자체를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미국 TikTok Shop 거래액은 약 200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했습니다. 특히 이 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카테고리가 바로 뷰티라는 점은, 이 변화가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임을 보여줍니다.
이 숫자만 보면 그저 빠르게 성장하는 하나의 채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훨씬 더 근본적입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무엇을 살까"를 고민하며 플랫폼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신 콘텐츠를 보다가 제품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이미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발견형 소비 구조에 가장 잘 맞는 카테고리가 바로 뷰티,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입니다.
이는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현상은 아니며, 중국 도우인과 동남아 TikTok Shop에서 한번 검증된 구조가 미국으로 확장된 것에 가깝습니다. 중국에서는 라이브 커머스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키우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고, 동남아 역시 TikTok Shop 기반으로 뷰티 브랜드들이 성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에서는 이 모델이 기존 Amazon 중심의 목적형 쇼핑 구조와 결합되며, '콘텐츠 → 구매 → 재확산'이라는 새로운 성장 공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1. 콘텐츠가 매출이 되는 구조, 그리고 뷰티가 가장 잘 맞는 이유

<출처: Google>
이 변화는 실제 사례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티르티르의 쿠션 제품은 한 크리에이터의 리뷰 영상을 계기로 TikTok에서 바이럴되었고, 당시 TikTok Shop에 입점 전이었는데도 Amazon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후 구매한 소비자들이 다시 영상 리뷰를 만들고, 그 콘텐츠를 본 다른 소비자가 구매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하나의 매출 루프가 형성되었으며, 이 패턴은 코스알엑스의 펩타이드 아이패치 사례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습니다. TikTok Shop 광고를 시작한 뒤로 Amazon 랭킹이 상승했고, 특정 어필리에이트 영상이 터지면서 추가 콘텐츠가 붙고, 매출이 확대되는 흐름입니다. 누니 립오일 역시 TikTok 광고 집행 이후 Amazon 매출이 함께 상승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Collagen Peptide Hydrogel Eye Patches for Dark Circles | TikTok>
라네즈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줍니다. 글로벌에서 이미 인지도가 높았던 립 슬리핑 마스크는 TikTok에서 '립 케어 루틴', '자기 전 필수템' 같은 콘텐츠를 통해 다시 바이럴되었고, 이후 TikTok Shop과 Amazon 양쪽에서 동시에 판매가 확대된 바 있습니다.
<Girlies, it's called Laneige Lip Sleeping Mask, which means apply it t... | laneige lip mask | TikTok>
2. 전통 럭셔리 브랜드에게 TikTok이 중요한 이유: 브랜딩과 교육의 재정의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런 구조가 반드시 신생 브랜드에만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전통적인 뷰티 브랜드, 이른바 헤리티지 브랜드들도 TikTok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브랜드를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비자는 매장에서 설명을 듣거나 광고를 통해 제품을 이해하는 구조였다면, TikTok에서는 그 중심이 콘텐츠로 이동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이 제품을 사용하고, 성분을 설명하고, 사용법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교육(education)'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브랜드는 더 이상 설명하는 주체가 아니라, 콘텐츠 속에서 이해되는 존재가 됩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이 변화가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세라비는 오랜 기간 더마 기반 브랜드로 자리 잡아왔지만, TikTok에서는 피부 장벽, 세라마이드, 클렌징 루틴 같은 개념을 크리에이터들이 반복적으로 설명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 교육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피부과 전문의 크리에이터(일명 'DermTok')와의 결합은 제품 신뢰도를 강화하면서, 브랜드 메시지를 빠르고 넓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에스티 로더 그룹의 크리니크를 보면, '알러지 테스트', '피부 타입별 루틴' 같은 기존의 브랜드 자산이 TikTok에서 짧은 영상 콘텐츠로 재해석되며 다시 소비되는 추세입니다. 과거에는 매장에서 판매 직원이 설명하던 내용을 이제는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로 풀어내고, 소비자는 제품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전통 럭셔리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제품력과 스토리는 오히려 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3. K-뷰티가 유리한 이유, 그리고 실제 숫자들
이러한 구조 속에서 K-뷰티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TikTok 내에서 K-뷰티와 코리안 스킨케어는 가장 인기 있는 뷰티 키워드 중 하나이며, 특히 7월 프라임 데이와 11월 BFCM(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 시즌에는 관련 콘텐츠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실제로 미국 TikTok Shop에서 한국 브랜드의 매출이 수백 퍼센트 이상 성장한 사례가 많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브랜드 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매출 규모 자체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 세트가 TikTok Shop 스킨케어 카테고리 상위권에 올라온 사례처럼, 글로벌에서 이미 검증된 제품들이 TikTok에서도 강력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이 성장을 만든 핵심은 히어로 SKU입니다. 메디큐브의 경우 전체 제품 중 상당수가 히어로 SKU로 구성되어 있고, 이 제품들이 매출의 대부분을 일으킵니다. 티르티르 역시 쿠션과 픽서 같은 대표 제품이 매출을 만들고, 이후 번들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제품 수가 아니라, '팔리는 하나'를 얼마나 빠르게 만들 수 있는가가 관건입니다.
4. 번들 전략,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히어로 SKU가 만들어진 이후 대부분의 브랜드가 선택하는 다음 단계는 번들입니다. 로맨은 립 제품을 단순 판매하는 대신 미국 트렌드에 맞춘 볼륨 립 번들을 구성해 빠르게 성장했고, 닥터 멜락신은 필샷 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번들을 구성해 매출을 확장했습니다. 메디큐브도 번들 중심 전략을 통해 객단가를 높이며 성장했습니다. 이 구조가 작동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TikTok에서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보다가 즉각적으로 구매를 결정하기 때문에, 번들이 구매 판단을 쉽게 만들어줍니다. 동시에 어필리에이트 입장에서도 번들이 보다 높은 수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노출하게 됩니다. 번들은 단순한 프로모션이 아니라, 매출을 증폭시키는 핵심 장치입니다.
5. 어필리에이트, 이 판의 중심

<출처: Nearstream>
TikTok Shop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하나만 꼽자면 단연 어필리에이트(affiliate)입니다. 어필리에이트란, 브랜드가 직접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들이 자발적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해당 콘텐츠를 통해 발생한 판매에 대해 일정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말합니다. 즉, 브랜드 입장에서는 수많은 '판매자이자 콘텐츠 제작자'가 동시에 생기는 것이고,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콘텐츠가 곧 수익으로 연결되는 모델이죠. 실제로 많은 브랜드에서 매출의 대부분이 이 어필리에이트 콘텐츠에서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샤입니다. 카디비가 등장한 콘텐츠로 초기 모멘텀이 만들어졌지만, 진짜 성장은 이후 어필리에이트 확산에서 일어났습니다. 탑 어필리에이트들이 콘텐츠를 연이어 만들고, 일반 유저들이 이를 재생산하면서 스노우볼 구조가 만들어진 결과,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현장에서 보면 상위 브랜드는 하루 수십 개, 많게는 수백 개의 어필리에이트 콘텐츠가 생성됩니다. TikTok에서 콘텐츠는 단순 브랜딩이 아니라 '매출 생산 장치'로 작동합니다.
6. 라이브와 광고, 그리고 가속 장치들
이 구조를 더 빠르게 만드는 장치가 바로 라이브와 광고입니다. TikTok Shop 사용자의 상당수가 라이브 구매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라이브는 일반 영상보다 전환율과 객단가가 높습니다. 실제로 일부 브랜드는 단일 라이브로 수십억 원 매출을 만들기도 합니다. 메디큐브와 닥터 멜락신도 라이브를 통해 번들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며 성과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광고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TikTok Shop의 광고는 오가닉과 어필리에이트 콘텐츠까지 함께 증폭시키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립니다. 상위 브랜드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다시 광고에 투자하며 성장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OUTRO
TikTok Shop은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닙니다. 제품이 콘텐츠로 발견되고, 어필리에이트를 통해 확산되며, 라이브와 광고로 증폭되는 하나의 성장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 구조는 Amazon과 자사몰까지 이어지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립니다. 그래서 지금 뷰티 브랜드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TikTok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구조 안에 얼마나 빠르게 들어가서 어떻게 TikTok이라는 플랫폼에 적응할 것인가. 이미 많은 K-뷰티 브랜드들이 이 흐름 속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도의 차이가, 앞으로 5년, 10년 뒤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의 위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
신희선 |
|
|
설화수 글로벌커머셜2팀
|
|
좋아해
0추천해
0칭찬해
0응원해
0후속기사 강추
0Array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