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om Browne Fall 2026 Collection × GQ Bowl with HERA>
Editor’s note
최근 HERA에서 일하며 유독 인상 깊고 뿌듯했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GQ Bowl Thom Browne 26 Fall Collection Show에 헤라 제품이 사용되었던 일이다.
그동안 칼럼을 준비할 때마다 시즌별 컬렉션의 메이크업 룩을 살펴보며, 어떤 제품이 사용되었는지 관심을 가져왔다. 그리고 늘 한편으로는 ‘언젠가 우리 제품도 백스테이지에서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품곤 했다. 패션쇼 메이크업에서 선택받기 위해서는 제품력 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과 피부 톤을 아우를 수 있는 SKU 구성이 기본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기준을 충족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여겼다.
그런 점에서 이번 컬렉션은 더욱 의미가 크다. 헤라의 대표 제품만으로 무결점 매트 피부와 입체적인 광택감을 완성하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하는 메이크업을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이 기분 좋은 글로벌 상황을 시작으로 26 F/W 트렌드를 소개하고 휴가 중 잠시 들린 세포라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한다.
SEPHORA in Las Vegas

<압도 당한 ‘메이크업 바이 마리오’와 ‘나스’의 컬러 쉐이드>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3월 미국 여행 중 Sephora 매장을 들렸다. 현지 소비 흐름이 궁금해 매장을 한 바퀴 돈 뒤 직원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1) 매트와 글로우 텍스처에 대한 선호도를 묻자, 고객마다 취향이 뚜렷하게 달라 하나로 단정 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기온이 높은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소비자들이 여전히 듀이한 메이크업을 선호한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실제 사용 방식은 매트한 파운데이션을 베이스로 선택한 뒤 메이크업 픽서를 활용해 윤기를 더하는 방식으로 글로우 룩을 완성한다고 했다. 해당 직원 역시 세미 매트한 피부 표현 위에 부분적으로 듀이함을 더하고, 글로시한 립과 골드 펄, 밝은 브라운 섀도를 활용한 쉬머한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 글로벌 메이크업 트렌드가 단순히 하나의 질감에 국한되지 않고 서로 다른 텍스처를 레이어링 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음을 스트릿 트렌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세포라 입점 컬러가 35개인 m.ph 세럼 파운데이션>
2) 리퀴드와 쿠션 파운데이션의 선호도에 대해서는 리퀴드 제품이 훨씬 높은 판매량을 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알고 보니 단순한 취향 차이가 아니라, 쿠션 제품이 매장에 많이 입점되어 있지 않거나 컬러 쉐이드가 다양하지 않아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는 매일 쿠션을 사용하는 고객이 많으니 다소 충격적인 이유였다. 직원분은 적합한 쉐이드가 있다면 쿠션을 꼭 사용해 보고 싶다고 했다.
<매장 중앙 동선에 있는 립라이너 제품군>
<계산대에 위치한 K-뷰티 스킨케어존>
3) 매장 중앙 디스플레이에는 주로 립 라이너, 매트 리퀴드 파운데이션, 브론저가 배치되어 있었고, K-뷰티 존은 계산대 인근과 스킨케어 존 라인에 각각 구성되어 있었으며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에스트라 브랜드가 자리하고 있었다.
서울에서 시작된 글로우 메이크업 트렌드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효하게 작용하는 가운데 다양한 국가의 소비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제품을 해석하고 사용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좋아 보이는 것을 무조건 따라가기 보다, 글로벌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고 우리가 가장 잘하고 차별화할 수 있는 영역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Women Beauty Trend
2026 Fall / Winter
26 F/W 시즌의 메이크업은 ‘조형적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는 특히 메탈릭 아이, 글로시 피부, 그리고 스모키 아이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며, 서로 상반된 요소들이 어우러진 다양한 룩들이 선보였다.
1. 코팅한듯한 메탈릭 아이
Florania, Milan
Hui, Milan
CFCL, Paris
26 F/W 시즌의 메이크업은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슬릭한 무드를 기반으로 전개되며 겨울을 떠올리게 하는 눈, 실버, 메탈릭, 쉬머 텍스처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홀리데이 시즌을 연상시키듯 반짝이는 요소는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메탈릭 텍스처의 효과 변화에 있다. 하이샤인 실버와 크로마틱 광택을 활용한 아이 메이크업이 다수 등장하며 기존의 글리터를 넘어 빛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입체적인 반사 효과를 강조했다. 그래픽 아이라인과 결합된 메탈릭 표현이 등장해 인디 슬리즈 무드(빈티지하고 펑키한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더해진 새로운 형태의 아이 메이크업이 제시되었다.
4년 전 22 Fall 메이크업에서는 홀로그램 컬러를 눈매 모양에 맞춰 길게 연출했다면, 이번에는 피부에 코팅한 것 같이 밀착력 있는 광택감을 표현한 것이 큰 차이점이다.

Giambattista Valli, Paris
<22 Fall 메이크업 아티스트 칼럼 내용 중>
이는 금속 질감이 더 이상 포인트 컬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빛과 질감, 그리고 움직임을 표현하는 하나의 시각적 언어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버, 크롬, 아이시 톤을 중심으로 글리터에서 필름처럼 매끄러운 광택으로 변화한 텍스처와 미니멀한 피부 또는 그래픽적인 아이 표현과의 결합이 이번 시즌의 핵심 방향이다.
26 F/W의 실버 아이 메이크업은 슬릭하게 정돈된 베이스 위에서 빛을 조형적으로 다루는 방식으로 재해석되며, 메이크업 자체를 하나의 텍스처 아트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2. 글래시 피부
Chanel, Paris
Paloma Wool, Paris
J.Salinas, Milan
피부 표현은 얇게 밀착되고 광택감과 투명감이 살아 있는 ‘건강한 결 표현’이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메이크업의 중심이 자연스럽게 피부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시즌은 다른 색조를 최소화하는 대신 피부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되며, 촉촉하고 윤기 있는 피부 위에 글로시 립 또는 슬릭 텍스처 립을 매치해 질감을 통일시켜 주었다. K-뷰티의 특징과 동일한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소비 방식과도 연결되는데, 일본 시장에서 ‘K-sweet’와 같은 한국형 디저트 문화가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듯이 뷰티 또한 제품 그 자체보다 경험과 감각을 함께 소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로컬라이징 전략에서 기존 루틴에 변동성을 줄 때 판단점이 된다.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의도적으로 설계된 ‘글로우 스킨’은 Chanel과 같은 주요 하우스에서는 거의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듯한 은은한 광택과 투명한 윤기를 더하는 방식으로 등장했으며, ‘no-makeup makeup’과 ‘wet skin’이 결합된 형태로 피부 본연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빛을 머금은 듯한 표현이 핵심으로 제시되었다. 이와 같은 글로시 스킨은 룩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며 전체 메이크업의 균형을 잡는 베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은 스킨케어 성분 함량이 높은 페이스 제품과 얇은 텍스처의 레이어링에 있다. 피부를 답답하게 덮기보다 투명하게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순수한 광택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컬러 코렉팅이 가능한 수분 베이스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헤라 UV프로텍터 톤업 피치 톤을 활용해 건강한 혈색을 부여하거나 라벤더 톤으로 붉은기나 노란기를 정리하면 자연스럽고 정교한 피부 표현을 완성할 수 있다.
3. 메인 히어로, 블러셔
Enfants Riches D é prim é s, Paris
Nina Ricci, Paris
Louis Vuitton, Paris
클래식 글램 무드의 부활과 함께 블러셔의 존재감이 다시 한번 강조되며, 컬러 중심의 메이크업이 부상했다. 다만 과거처럼 완벽하게 정돈된 형태가 아닌, 번진 듯한 아이라인이나 자연스럽게 흐트러진 립 표현과 같이 의도적으로 ‘완벽하지 않은 터치’를 살린 연출이 특징적이며, 이는 보다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글램 룩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블러셔는 단순한 혈색 표현을 넘어 메이크업의 중심 요소로 자리 잡으며 그 영역과 표현 방식이 더욱 과감해지고 있다. 글로우한 피부 표현과 조화를 이루는 촉촉한 텍스처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면적은 파격적으로 넓어져 볼 중심에서 시작해 뺨 전체를 물들이듯 확장되는 ‘드레이핑 블러셔’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파운데이션 영역과 자연스럽게 겹치면서 얼굴 구조를 재정의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애플존을 중심으로 둥글게 퍼진 블러셔는 ‘메인 캐릭터화’되었다. 또한 다수의 파리 컬렉션에서는 크랜베리, 로즈, 레드 계열 블러셔를 립과 함께 매치해 로맨틱하거나 펑키한 무드를 표현하는 등 컬러의 감정적 확장 또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헤라 블랙쿠션과 리플렉션 리퀴드 블러쉬를 함께 사용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블랙쿠션의 유연한 새미 매트 텍스처 위에 부분적인 글로우함이 잘 어우러져 한 끗 다른 입체감을 형성한다.
4. 아이코닉 세미 스모키
Prada, Milan
Blumarine, Milan
Ermanno Scervino, Milan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이 오랜만에 돌아왔다. 특히 Blumarine 컬렉션에서는 눈썹을 제거하는 과감한 연출을 통해 스모키 아이를 극대화하고, 얼굴의 뼈 구조를 선명하게 드러내며 강렬하면서도 관능적인 룩을 완성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서 영감을 받은 스머지드 아이라인과 번진 듯한 쉐도우 표현이 다시 등장하며 ‘그런지 글램’ 트렌드와 연결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완벽하게 블렌딩된 스모키보다 의도적으로 흐트러진 표현과 불완전한 터치감을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컬러는 브라운과 블랙을 중심으로 한 딥 톤이 주를 이루며, 눈동자 위쪽으로 그라데이션의 비중을 높여 눈매를 보다 날렵하고 구조적으로 강조했다. 아이 메이크업에는 강한 포인트를 둔 반면에, 피부는 모공까지 정돈된 세미 매트 혹은 은은한 새틴 텍스처로 표현해 대비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채도가 낮은 립 컬러를 매치함으로써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글램 룩을 완성한다.
헤라의 쿼드 아이 컬러 섀도우는 새미 스모키의 정제됨 속에서도 균형 잡힌 색상으로 아이코닉함을 테일러링할 수 있다.

글
차민경 아모레퍼시픽 헤라 BX팀 글로벌 메이크업 트레이너
메이크업 스킬을 넘어, 서울 뷰티 문화와 글로벌 트렌드를 글로벌 시장과 아모레퍼시픽에 연결하고 싶은 K-문화 전파자입니다.
본 자료에 활용된 메이크업 트렌드 키워드는 헤라 BX팀(Hera Div.)에서 다수의 디자이너 컬렉션의 메이크업을 직접 수집하여 분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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