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알려주는 요즘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2
Editor's Note
눈뜨면 매일매일 변화하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 많은 기업들이 콘텐츠, 커머스, 고객 경험, 그리고 AI 등 디지털과 연결된 모든 것을 마케팅에 적용하며 특별한 고객 경험을 만들어 나가고 있죠. 때로는 흥미롭게, 때로는 날카롭게. 칼럼을 통해 요즘 화제가 되는 디지털 트렌드의 모든 것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 보며 인사이트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INTRO
퇴근하고 집에 가서 잠들기 전, 여러분의 루틴은 어떤가요? 디지털 디톡스를 꿈꾸지만 저는 매일 밤 휴대폰을 쥐고 릴스와 쇼츠를 넘기며 SNS 바다를 항해하곤 합니다. 자극적인 내용들로 눈길을 끄는 도파민 콘텐츠가 넘쳐나다 보니 이것저것 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리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잠들기 전에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딱히 없기도 합니다. 수많은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들이 만들어 낸 콘텐츠 속에서 어디까지가 진짜 경험인지 알기 힘든 요즘인데요. 오늘은 최근 글로벌 광고제에서 수상한 사례를 포함해 브랜드의 진정성이 돋보였던 캠페인들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도브의 Dove R/eal Reviews 캠페인
별이 다섯 개? 아니어도 괜찮아!
여러분은 쇼핑몰에서 제품 후기를 볼 때 어떻게 보시나요? 대부분 좋은 리뷰들이 상위에 자동 노출되도록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저는 추천순이 아니라 최신순으로 필터를 바꾸곤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 고객이 제품을 사용한 후 전하는 쓴소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마케터라면 당연히 우리 제품의 장점만 부각하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요.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마케팅을 뒤집은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진정성을 추구해 온 브랜드 ‘도브’인데요. 올해 초 헤어팩을 광고하면서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리뷰를 보여주는 ‘리얼 리뷰(R/eal Reviews)’ 캠페인을 전개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도브는 가장 깐깐한 눈으로 솔직한 리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레딧’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대상 제품은 도브의 인텐시브 리페어 10-in-1 세럼 헤어 마스크였습니다. 도브는 레딧 이용자들에게 제품을 써보고 좋은 평, 나쁜 평을 모두 솔직하게 올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사용 허락을 받은 첫 50개의 레딧 리뷰를 광고로 보여주겠다고 알렸죠. 좋은 후기만을 선택해 보여주면서 장점을 부각하는 방식이 아닌, 제품에 대한 불만, 아쉬운 점 등 있는 그대로의 의견을 보여주기로 한 것입니다.

레딧에 게시된 도브의 리뷰 모집 공고, 출처: 레딧
레딧 리뷰를 그대로 활용한 도브 광고, 출처: 도브
실제 레딧에 올라온 50개의 후기에는 “냄새가 너무 강하다”, “효과를 잘 모르겠다”, “오히려 건조한 모발처럼 보인다”라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브는 처음 공지한 대로 리뷰를 광고 캠페인에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사람들의 후기, 그게 우리의 광고입니다. 한 글자도 안 바꿨어요.(Their reviews. That’s our campaign. No edits.)”라는 카피를 더해 수정이나 편집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죠.
이 리뷰들은 뉴욕 한복판의 옥외 광고, 팝업 이벤트, 도브의 소셜 채널과 온드 미디어 등을 통해 많은 고객들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댓글 창을 열어둔 게 신기해서 샀다”, “이렇게 댓글들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게 진짜냐?”라는 반응과 함께 사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지요. 자사 제품에 부정적인 의견을 준 고객에게도 열려 있는 브랜드의 태도가 결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연결된 사례였습니다.
바세린의 Vaseline Verified 캠페인
수백만 개의 제품 꿀팁은 고맙지만, 우린 진짜만 픽할게요!
도브가 제품에 대한 고객의 불만까지 콘텐츠화한 경우라면, 여기서 더 나아가 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심지어는 사실이 아닌 각종 사용 팁들을 콘텐츠의 소재로 삼은 사례도 있습니다. 제품의 효능에 대해 떠도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직접 검증하면서, 실제로 유용한 팁을 만든 사람에게만 인증 마크를 수여하는 바세린의 ‘Vaseline Verified’ 캠페인입니다.

<2026년 클리오 어워즈에서 다수의 상을 받은 ‘Vaseline Verified’ 캠페인, 출처: 클리오 어워즈 웹사이트>
바세린은 이미 ‘놀라운 젤리(Wonder Jelly)’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스킨케어, 보습뿐만 아니라 일상의 다양한 순간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식 사용법을 넘어선 각양각색 활용법이 소셜 미디어에 퍼져 있었죠. 물론 유용한 팁들도 많았지만 안전하지 않은 사용법, 과장된 효능 등 잘못된 정보들도 섞여 있었습니다. 특히 틱톡 등 숏폼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심지어는 바세린을 먹는다거나, 뷰러에 바세린을 발라 사용하는 등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늘어가는 추세였습니다.
사용자들이 만들어낸 검증되지 않은 날것의 정보들. 바세린은 이 부분을 공략하기로 합니다. 전 세계 소셜 미디어에 퍼져 있던 수백만 개의 ‘바세린 활용 꿀팁’을 단순 버즈로 생각하지 않고, 진정한 인터랙션이 가능한 콘텐츠로 바라본 것이죠. 그 결과, 바세린은 팁들의 효능을 직접 검증해 진짜인 것만 솎아내는 이른바 ’Vaseline Verified’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바세린은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 플랫폼과 커뮤니티 등에 올라와 있던 제품 사용 팁들을 모니터링했고, 뷰티 팁과 일상 속 문제 해결법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검증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유니레버 R&D 연구진들이 직접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예를 들면 “바세린으로 워터푸르프 메이크업 클렌징이 가능하다”라는 팁을 확인하기 위해 팔에 메이크업을 한 후 화장솜에 바세린을 묻혀 지워보는 식이었습니다. 효과가 있는 경우, 바세린은 오일 기반 제품을 녹이는 특성이 있어 그렇다는 과학적 근거를 덧붙였죠.

<효과를 확인할 수 없는 사용법에는 ‘사실 무관’ 표시를 했다. 출처: 유튜브 ‘Amazing Ads’ 채널의 바세린 캠페인 케이스 스터디 영상>
바세린은 실험을 통해 효과가 확인된 팁에는 ‘Vaseline Verified’ 인증 마크를 부여했습니다. 최초에 팁을 제안한 사람이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공식 트로피도 선물로 보내주었죠. 이렇게 인증을 받게 되는 과정 자체가 바세린의 광고 콘텐츠가 되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 크리에이터들이 틱톡샵 등에서 판매 활동을 하며 세일즈 효과까지 거두었으니 과연 성공한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Vaseline Verified’는 사용자들이 만든 콘텐츠를 과학적 검증의 대상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그 창의성을 인정받아,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2026 클리오 어워즈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했습니다.

<인증 마크를 받은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출처: 클리오 어워즈 웹사이트>
진짜 이야기로 진짜 고객과 소통한다는 것
우리 제품에 대한 자발적인 버즈. 마케터들이라면 간절히 바라는 일일 텐데요. 도브의 옥외 광고는 공개 즉시 화제가 되었고, 바세린 캠페인은 소셜에서 1억 3,600만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두 사례를 보며 저는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통해 거둔 성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품력에 자신이 있어도 부정적인 리뷰를 선뜻 보여주기는 어렵고, 이미 ‘만능 보습템’으로 무난하게 홍보 효과를 누리던 중인데도 진짜만을 검증해 보여주기란 쉽지 않은 선택이니까요.
도브와 바세린이 진정성에 접근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리뷰하고 사용하는 문화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치환했다는 점입니다. 도브는 레딧이라는 극단적으로 솔직한 리뷰 플랫폼의 소통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바세린은 실제 사용자들의 활용법을 검증해 보는 방식을 만들어냈습니다.
둘째, 크리에이터와 일반 사용자들이 캠페인의 주인공이자 아이디어의 공급자, 즉 주체였다는 점입니다. 브랜드가 일방향으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사용자의 후기와 팁에 직접 화답하는 방식이었죠. 사람들의 진짜 후기가 광고 메시지가 되고, 일반인들이 올린 팁이 실험의 대상이 되어 전문적인 노하우 콘텐츠로 재탄생했습니다.
고객들은 브랜드와 진정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합니다. 좋은 리뷰만 보여주는 브랜드보다 부정적인 리뷰까지 솔직하게 공개하는 브랜드, 멋진 슬로건보다 실생활에서의 사용 팁을 검증하며 고객을 전문가로 만들어주는 브랜드. 이러한 친근함과 진정성으로 다가오는 브랜드라면, 한 번쯤 말을 걸어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브랜드는 고객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나요? 같이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참고자료
Dove r/eal Reviews
•https://www.dove.com/us/en/campaigns/products/reddit-said-it.html
•https://www.adsoftheworld.com/campaigns/dove-hair-is-sponsoring-honesty-over-praise
•https://www.marketingdive.com/news/why-dove-turned-reddit-product-feedback-into-a-real-world-campaign/814523/
Vaseline Verified
•https://www.unilever.com/news/news-search/2025/vaseline-verified-meet-the-mythbusting-scientists-behind-unilevers-awardwinning-campaign/
•https://www.youtube.com/watch?v=zVv2Ih0HEZI
•https://clios.com/winners-gallery/details?id=220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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