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쁘아 BM의 브랜딩과 개발 스토리 #4
글
김낙인 에스쁘아 BM팀
#INTRO
컬렉션이 공개될 때마다 자주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번 컬렉션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요?” 특별한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늘 주변의 다양한 자극과 재미 요소를 디깅(Digging)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평소에 즐기는 음악, 영화, 책, 최근의 유튜브 콘텐츠, 주말의 팝업스토어까지. 겉으로는 스쳐 지나가는 취향들 속에 시대가 원하는 무드와 아이디어의 단서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인 단서들은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되고, 그 흐름은 곧 컬렉션으로 발전합니다. 컬렉션은 결국 제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출근길에 들었던 NCT 마크의 Golden Hour라는 곡에서 “가장 완벽하게 빛나는 순간”이라는 키워드를 발견했습니다. 음악이 전하는 메시지와 제가 바라보던 제품의 컨셉이 겹치는 순간, ‘이 감각을 컬렉션에 담아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찾아왔죠. 이렇게 번뜩이는 깨달음이 결국 컬렉션의 씨앗이 되곤 합니다.

다양한 컨셉으로 제작했던 에스쁘아의 컬렉션
출처: 에스쁘아 공식 이미지
돌이켜보면 패션 브랜드 그로브 협업, 케이팝에서 영감을 받은 골든아워 에디션, 국가별 시즌 이슈를 차용한 일본 사쿠라 컬렉션 등 다양한 소스를 센싱하며 여러 성공적인 에디션을 기획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고객들에게 큰 반응을 이끌어냈던 비벨벳 커버 쿠션 해피 크러쉬 에디션의 개발 비하인드를 소개하려 합니다. ‘컬렉션 공장장’으로서 저의 작업기를 통해 아이디어가 어떻게 트렌드를 포착하고 하나의 결과물로 완성되는지 상세히 풀어보고자 합니다.
1 2년차 스테디셀러의 고민: 제품에 ‘세계관’을 입히다
제품 출시 2년차가 되면 저는 항상 동일한 고민에 직면합니다.
신선도가 떨어진 핵심 품목의 매력을 어떻게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까?
비벨벳 커버 쿠션 뉴클래스 역시 출시 2년차를 맞으며 동일한 과제에 부딪혔습니다. 브랜드의 메인 엔진으로서 꾸준한 매출과 고객의 관심이 필수적인 품목이었기 때문에, 단순한 가격 프로모션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저는 당시 케이팝 씬에서 고객들이 열광하던 ‘세계관(Universe)’이라는 흐름에 주목했습니다.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하나의 세계관 속 주인공으로 참여하고 싶어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죠. 그리고 저는 에스쁘아가 가진 감각과 속도라면 이 세계관을 메이크업 카테고리 안에서 가장 생동감 있게 풀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2 좋은 것 + 좋은 것 = 진짜 좋은 것: 트렌드 콜라보의 마법
비벨벳 해피 크러쉬 에디션은 세계관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MZ세대 트렌드 두 가지를 결합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 첫 번째는 취향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이 된 ‘키링’ 열풍.
• 두 번째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나누는 ‘부적(Fortune Charm)’ 문화.
저는 이 두 요소를 결합해,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 ‘행운을 전하는 키링’을 굿즈로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메이크업은 결국 ‘오늘의 기분을 선택하는 행위’와도 같기에, 행운을 상징하는 키링은 고객의 무드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에 패션 아이템의 놀이성을 더해, 고객이 매일의 메이크업 경험을 확장된 세계관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생동감을 극대화하고 굿즈로서의 매력도를 높인 컬렉션 디자인
출처: 에스쁘아 공식 이미지
“행복 한 아름 HAPPY CRUSH”라는 직관적인 컬렉션 컨셉이 설정된 후, 디자인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기존 레드 컬러 대신 채도 높은 그린과 퍼플 패턴을 과감하게 활용해 생동감을 극대화했고, 레드는 굿즈 캐릭터의 코와 같은 포인트에 적용하며 신선함과 브랜드 헤리티지의 밸런스를 맞췄습니다.
3 ISFJ 공감요정 ‘HAPP햅’: 인격 부여의 힘
키링에 생명을 불어넣어 세계관을 만드는 핵심은 캐릭터 개발이었습니다. 저는 “행복(Happy)을 부여하면서도 한국어 감각으로 귀엽게 불릴 수 있는 이름”을 찾았고, 그렇게 짓게 된 이름이 바로 HAPP햅이었습니다.
BM으로서 저는 MC팀과 함께 HAPP햅에 구체적인 인격을 부여했습니다. 공감 능력 만렙, ISFJ 성향의 헌신적인 친구로 설정한 것이죠.
• 인격 부여: HAPP햅은 단순히 예쁜 굿즈가 아니라 고객의 곁을 지켜주는 친근한 친구
• 소통 전략: 인스타그램에서 HAPP햅이 직접 게시물을 올리는 듯한 구어체 활용
이러한 감정적 교감 전략은 고객들이 손뜨개 가방, 캐릭터 안경 등을 만들어 HAPP햅을 꾸미는 ‘햅꾸(햅 꾸미기)’라는 자발적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의 힘이 강력한 몰입을 만들어낸 것이죠.

햅꾸 사진전 예시
출처: 에스쁘아 공식 이미지
또한, 대형 HAPP햅 조형물을 서울과 부산 핵심 스토어에 배치하여 오프라인 경험을 확장했습니다. 이곳은 자발적인 포토존이 되었고, HAPP햅이 ‘브랜드의 상징’이자 ‘친구’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대형 햅 포토존 연출
출처: 개인소장 및 에스쁘아 공식 이미지
4 세계관은 영원하다: ‘해피 크러쉬’의 HAPP햅에서 ‘플럼피즈’의 JOE조로
HAPP햅의 성공적인 세계관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플럼핑 제품 컬렉션인 플럼피즈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새로운 캐릭터 JOE조가 등장했습니다.
JOE조는 빵빵한 입술이라는 제품 속성과 ‘즐거움(JOY)’이라는 콘셉트를 연결해 탄생한 캐릭터로, HAPP햅의 든든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플럼피즈 JOE조 연출 이미지
출처: 에스쁘아 공식
이 경험은 단순히 ‘한 번의 컬렉션 성공’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잘 설정된 캐릭터 세계관은 브랜드 안에서 생명력을 유지하며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전략적 확신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에스쁘아가 앞으로도 컬렉션 단위에서 하나의 브랜드 유니버스를 지속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OUTRO
컬렉션 공장장의 결론은 결국 ‘공감’
비벨벳 해피 크러쉬 에디션 프로젝트는 시대의 단서를 포착하고 이를 ‘세계관’이라는 강력한 서사로 엮어낸 성공적인 ‘컬렉션 공장’ 작업 사례였습니다. 우리는 트렌드를 결합하고, HAPP햅이라는 캐릭터에 인격을 부여함으로써 고객의 자발적 참여와 강력한 브랜드 본딩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여정은 트렌드를 읽어내는 날카로운 시선과 감정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의 힘이 결합될 때, 스테디셀러 제품도 다시 폭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결국 컬렉션 공장장의 결론은 ‘공감’입니다. 그리고 이 공감은 특별한 재능보다는 주변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기록하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이 글이 다음 컬렉션을 준비하는 동료들에게 또 하나의 단서와 용기를 전해주길 바랍니다. 우리가 발견하는 작은 영감들이 결국 새로운 컬렉션의 시작점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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